방한 첫날 만찬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 만나…8일 국회 연설·현충원 참배 후 출국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서 건배를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방한 첫날을 마무리한 자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의 날선 신경전에 진땀을 뺐다.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빈만찬에 참석했다. 청와대는 이 자리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를 초대했다. 이날 만찬에는 미국측 주요 인사 50여명과 우리측 초청 인사 70여명이 참석했다.

한·미 주요 인사들이 초청된 만찬에 청와대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초대하고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소식이 알려지자, 일본 정부는 “(청와대의 이 같은 행동은) 동맹국 간 협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날 만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이용수 할머니는 포옹을 하며 다정한 모습을 보이며 일본 언론에 집중되기도 했다. 또 청와대는 공식 만찬 메뉴에 ‘독도 새우’를 사용한 음식을 포함하기도 했다. 이에 한국 정부가 국빈만찬을 통해 미국과 일본에 특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외신의 반응도 이어졌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즈는7일(현지시간) “한국은 미국이 한국과 일본 두 동맹국에 대한 동등한 입장을 취해야 할 것을 상가시키기 위해 현재 88세인 전 위안부 피해자를 만찬에 초대했으며, ‘독도 새우’를 만찬 메뉴에 넣었다”고 분석했다.

미국 경제매체 블룸버그도 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목표 중 하나는 북핵 도발과 아시아 역내 대(對) 중국 견제를 위한 미국, 일본, 한국 3개국 간 협력을 증진하는 것이었다”면서 “그런데 3개국 간 공조체계 구축은 한국과 일본의 역사적 분쟁 탓에 무산됐다”고 보도했다.

일부 외신은 청와대가 공식 만찬에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초대하고 독도 새우를 메뉴로 내세운 것이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간 두터운 친분 관계를 견제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국회연설·현충원 참배 후 중국행…“DMZ 깜짝 방문은 기상 악화로 취소”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8일 방한 이틀째이자 마지막날 일정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당초 계획에 없던 비무장지대 (DMZ)방문이 시도돼 눈길을 끌었다. 

 

미국 ABC뉴스 등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전용 헬기 '마린원'을 타고 DMZ 접근을 시도했다. 하지만 기상 상태가 좋지 않아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DMZ 방문 실패에 실망하고 꽤 좌절한 상태”라고 전했다.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도 DMZ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맞을 계획이었지만 안 좋은 기상 탓에 발길을 돌렸다고 설명했다. DMZ 방문 취소가 북한의 이상 징조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청와대는 기상 탓이라며 일축했다.

 

DMZ 방문 계획이 무산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당초 예정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연설하면서 공식 일정을 이어갈 예정이다.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이번이 7번째로 1993년7월 빌 클린턴 대통령에 이어 24년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회 연설 20분여동안 인도·태평양 역내 한·미동맹관계, 북핵·미사일 문제, 한·미FTA(자유무역협정·Free Trade Agreement)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국회 연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국립 현충원을 방문한 후 아시아 순방 다음 방문국인 중국으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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