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설비투자 견조, 소비는 미약한 회복세…정체된 일자리와 소비자물가 상승은 체감경기 약화 요인

한국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한국은행,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 기관들은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로 종전보다 높여 잡았다. 정부는 하반기 들어서면서부터 3% 성장률을 예측했다. 수출에 이어 내수도 회복하는 모습을 보인 까닭이다. 경제성장률이 이들 예상에 부합할 경우 2014년 3.3% 성장 이후 처음으로 3% 성장률을 달성하게 된다. 다만 소비자물가 상승은 소비자가 체감적으로 느끼는 경기 회복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 성장률 견인차 역할한 ‘수출’


3% 성장률 전망 배경에는 수출 호조가 있다. 수출은 지난해 11월 이후 지난달까지 11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들어선 월간 기준 연속으로 두 자릿수 수출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수출 지표가 좋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가파른 증가세다. 실제 한국은 올들어 8월까지 보인 누적 수출 증가율이 세계 10대 수출국에서 가장 높다.

◇ 살아난 설비투자, 하반기엔 주춤


설비투자는 수출과 함께 올들어 큰 폭으로 개선된 대표적인 지표다. 설비투자 증가는 그만큼 경기가 좋아졌고 더 좋아질 것이라는 사업 주체들의 판단이 깔린 것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설비투자지수(2010년=100)는 6월까지 143.6을 기록하며 올해 1월 107에서 크게 증가했다. 다만 지난 8월 설비투자지수(2010년=100)는 124.3으로 전월(131.4)에서 잠시 조정을 받았다.

◇ 여전히 골치인 소비 부문


수출과 설비투자와는 달리 내수 침체는 한국 경제의 골칫거리였다. 그나마 소비 부문에서 하반기 들어서도 전년 대비 플러스 증가율을 지속하고 있는 것은 위안 거리다. 다만 상승하던 소비자심리지수는 올해 6~7월 111.1에서 두달 연속 내려 지난달 107.7로 다시 낮아졌다.

◇ 고용, 하반기엔 개선세 주춤


취업자 수는 하반기들어 개선세가 주춤했다.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84만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증가했다. 올해 3월에는 전년대비 1.8% 증가하며 고용 회복 조짐이 보인 것과는 대조되는 부분이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 취업자 수는 수출 호조 등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냈지만 서비스업은 외국인 관광객 감소 등으로, 건설업은 기상여건 악화 등으로 증가폭이 축소됐다.

◇ 치솟은 소비자물가, 소비자 “경기 개선 체감하기 어려워”


물가는 올해 3분기 들어 큰 폭으로 올랐다. 소비자물가는 3분기중 2.3% 상승했는데 올해 2분기만 하더라도 1.9% 수준이었다. 반면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은 3분기 1.4%로 2분기(1.5%)보다 낮아졌다. 이는 결국 2분기에서 3분기로 가면서 식료품과 에너지 물가가 높아졌다는 것을 말한다. 경기가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소비자가 체감하는 경기는 나아지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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