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일자리 창출 기조에 '눈치보기 채용' 지적도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점 별관에서 열린 2017년도 한국은행 신입 종합기획직원 채용설명회에서 참석자들이 채용정보를 경청하고 있다. / 사진=뉴스1

금융권이 연달아 채용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이 우리은행, 신한은행에 이어 하반기 공채 계획을 발표, 신입사원 500명을 뽑기로 했다. 지난해보다 2배 규모다. 시중은행만 아니라 금융공기업도 채용 계획을 발표하며 금융권 채용 확대에 동참하고 있다. 이에 새 정부에 보여주기식 채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과 금융공기관 등이 하반기 채용 규모를 발표하고 있다. 올해 채용 규모만 3000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각 금융사 채용은 지난해와 견주어 많게는 2배 이상 규모로 진행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7일 하반기에 500명을 채용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대졸 신입사원 채용의 2배 규모다. 올해만 1200명 이상 채용한다.

특히 KB국민은행은 취업준비생에게 채용기회를 주기 위해 금융권 최초로 지방자치단체와 국방부 등과 연계한 사전 모의면접을 실시하기도 했다. 지역인재 발굴과 청년실업 해소에 적극 동참한다는 계획에서다. 이때 선발된 우수면접자 400여명에겐 이번 공채에서 서류전형면제 혜택이 주어진다.

이 뿐 아니라 KB국민은행은 4차산업혁명으로 인한 금융권 변화에 대비해 디지털인재 등 핵심성장부문 채용 및 경력직 채용을 신설했다.

신한은행은 이보다 먼저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 계획을 알렸다. 지난 6일 450명 채용 계획을 발표하고 분야별 인재 채용에 나서기로 했다. 규모로만 보면 140명 이상 더 채용하는 셈이다.

신한은행은 디지털·빅데이터, 글로벌, 정보기술(IT), 투자은행(IB)·자금운용·리스크, 기업금융·자산관리(WM), 개인금융 등 6개 분야에서 인재를 발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각 현업 부서 전문가가 서류 전형에서 최종 면접까지 주도한다.

우리은행도 일반직 신입행원과 글로벌 인턴 등을 합쳐 총 400명을 신규 채용하기로 했다. 일반직 공채는 지난해보다 2배 늘어났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140명가량, KEB하나은행은 지난해보다 많은 200여명을 채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금융공기관도 채용 발표를 속속 내놓고 있다. 국은행(70명), KDB산업은행(65명), 한국수출입은행(20여명), IBK기업은행(250여명), 금융감독원(57명), 기술보증기금(70명), 신용보증기금(108명), 한국자산관리공사(29명) 등 채용 규모가 확정됐다. 예금보험공사와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아직 채용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다.

일각에선 일자리 정부로 불리는 문재인 정부 기조에 따른 '눈치 보기식' 채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이 발빠르게 문 정부의 일자리 창출에 부응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채용 규모를 대폭 늘렸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금융권에 불었고 지금은 채용 확대 바람이 불고 있다"며 "채용 규모를 늘리는 만큼 비용 부담을 금융사가 져야 한다. 인건비에 교육, 복지를 모두 합하면 비용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인력 감축이 필요한 상황인데 거꾸로 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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