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말보다 4.8%포인트 상승…"새 정부 정책기조 역행" 비판 높아

그래프= 조현경 디자이너
시공능력평가 10위권 내 대형 건설사들의 비정규직 비율이 3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사업 물량이 늘어 해당 사업부문 인원이 증가하면서 비정규직도 같이 증가한 결과다. 비정규직을 줄이려는 사회적 흐름에 역행한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상반기말현재 대형 건설사 10곳(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SK건설)의 비정규직 비율은 총 29.1%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말(24.3%) 대비 4.8%포인트(p) 상승한 수치다.

10개 건설사 중 6개 업체에서 비정규직 비율이 증가했다. 전년말 대비 비정규직 비율 증가폭은 대림산업(25.3%p), GS건설(13.6%p), 현대산업개발(1.5%p), 포스코건설(1.1%p), 롯데건설(0.7%p), SK건설(0.3%p)  순으로 높았다.

각 업체별로 대림산업이 44.7%로 가장 높은 비정규직 비율을 보였다. 그밖에 현대산업개발(41.1%), 포스코건설(37.8%), 현대건설(36%), 대우건설(33.2%), 롯데건설(28.1%),  GS건설(27.4%), 현대엔지니어링(26.7%), SK건설(17.9%), 삼성물산(11.2%) 순으로 비정규직 비율이 높았다.

국내 주택시장 호황으로 상장 건설사들이 주택사업을 확장하면서 늘면서 비정규직 비율도 같이 증가했다. 지난 2015년 이래 부동산 시장 규제완화로 건설사들이 주택사업부의 규모를 늘렸다. 이 과정에서 전체 직원이 늘면서 덩달아 비정규직도 늘어난 셈이다. 다만 주택시장 호황기가 오래가지 못할 수 있음을 감안해 건설사들이 비정규직 직원채용도 대폭 늘려 비정규직 비율이 높아졌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택시장이 호황기에 접어들면서 건설사들이 주택사업에 올인했다. 해외 사업 부문이 대규모 손실로 휘청거리면서 플랜트, 발전 등의 기타 부서 인원을 재배치하기도 했다”며 “다만 시장 호황이 오래 가지 못할 수 있음을 감안해 비정규직 인원 채용이 대폭 늘었다”고 말했다.

다만 이같은 건설사들의 비정규직 비율 증가가 사회적 추세에 역행하는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KLI)이 발표한 ‘2016 KLI 비정규직 노동통계’에 따르면 지난 10년 간 300인 이상 규모 사업체의 비정규직 비율은 2006년 20%에서 지난해 8월 13.6%로 감소했다. 1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을 제외한 모든 규모의 사업장에서 비정규직 비율이 감소한 결과다. 새 정부 들어 비정규직 비율을 줄이려는 움직임에 건설사들이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한 경제연구원 관계자는 “건설업의 경우 공사현장이 늘더라도 정규직 채용이 그에 비례해 큰 폭으로 높아지지 않는다. 본사 차원의 공사현장 관리인원이 그리 만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개별 현장을 중심으로 프로젝트 단위로 업무가 돌아가기에, 프로젝트가 끝나면 인원을 더 데리고 있을 유인이 건설사에게 적다”면서도 “이를 감안해도 대형 건설사들의 비정규직 증가폭이 매우 높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현 세태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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