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영업익 4183억원 전년比 27%↓…中 의존도 낮추기가 과제

그래픽=김태길 디자이너

 

 

중국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경제 보복 탓에 국내외 주요 기업들은 상반기 고난의 시기를 보냈다. 특히 화장품 사업이 주력인 아모레퍼시픽은 타격이 컸다. 장기화되고 있는 내수 침체에 더해, 중국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인한 외국인 관광객 감소로 면세점 등 주력 채널 판매 부진이 실적을 끌어내린 것이다. 

 

지난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http://dart.fss.or.kr)에 발표한 2017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2774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기간(29284억원)보다 5.3% 감소했다

 

영업이익에서의 부진은 더 뼈아프다. 아모레퍼시픽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41838600억원으로 전년동기(5783억원) 대비 27% 급감했다.

 

2분기 실적만 떼어놓고 보면 매출 감소가 더욱 확연하다.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2049억원, 101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6%, 영업이익은 57% 떨어졌다. 

 

이유는 명확하다. 작년 상반기까지 고성장 했던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내수 침체와 더불어, 지난해 말부터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한국 방문 금지령 탓에 매출 감소가 불가피했다.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을 제조 및 판매하고 있는 뷰티 계열사와 생활용품, 식품 등을 제조 판매하는 비(뷰티 계열사로 사업 부문이 나눠져 있다. 화장품 부문이 전체 사업의 약 91.2%를 차지한다. 대표적인 화장품 브랜드로는 이니스프리, 에뛰드, 에스쁘아 등이 있다.

 

이 중 이니스프리와 에뛰드하우스는 중국인 의존도가 높은 브랜드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한국 방문 금지가 본격화한 올 3월 이후 실적이 급격히 하락했다. 2분기 이니스프리 영업이익은 22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6%나 줄어든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에뛰드 역시 올 2분기에 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면세점 매출이 추락한 여파도 컸다중국인 관광객이 60~70%를 차지하는 면세점 사업의 경우유커 급감으로 매출이 14.7%나 줄었다 

 

악재가 여전해 하반기 실적 반등도 낙관하기 힘들다. 새 정부가 출범했지만 여전히 중국과의 관계 호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탓이다. 이달 말 예정된 한중정상회담역시 개최가 불확실해지며, 화해의 물꼬가 여전히 막혀있는 상태다. 업계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이 중국 의존도를 낮춰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다음달 프랑스 백화점인 갤러리 라파예트에 설화수 단독 매장을 오픈한다. 뉴욕에는 이니스프리의 첫 플래그십 스토어도 열 예정이다. 중동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도 연말에 에뛰드 1호점을 개점할 계획이다. 아시아 권역을 넘어 해외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아모레퍼시픽의 호적수로 여겨지는 LG생활건강은 상반기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생활건강의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31308억원, 영업이익은 492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9%, 7.3% 신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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