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상담 가능한 챗봇에 빅데이타 분석 기능까지…머신러닝 학습 통해 은행원 업무 '척척'

신한은행이 인공지능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은행권 최초다. 기존 인공지능(AI) 제품 도입이 아니라 은행 업무에 최적화된 플랫폼을 구축해 디지털 신한을 구현하겠다는 의도다

19일 금융IT 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달 초 인공지능 관련 IT업체에 ‘AI 코어 플랫폼 구축 및 상담 챗봇(chatbot) 서비스 도입제안요청서(RFP)를 배포했다.

 

금융IT 업체 관계자는 신한은행 프로젝트는 챗봇 도입에 그치지 않고 빅데이터 분석, 오픈소스 관리까지 포함된 20억원 이상의 대규모 프로젝트라며 은행이 인공지능 플랫폼을 구축을 하려는 시도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이번 챗봇 도입으로 24시간 상담이 가능하도록 상담 시간을 늘릴 계획이다.  상담사들이 없는 야간에도 단순 상품 문의나 조회 업무는 ​챗봇을 이용해 응대할 수 있도록 체계를 마련한다. 또 주간에도 제한된 상담사 인력으로 대기하는 시간이 줄어들 수 있다.

 

은행 입장에서도 상담 업무를 이원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간단한 상담은 챗봇이 대응할 수 있지만 깊이 있는 업무는 상담사들이 담당하도록 업무를 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이에 그친다면 기존 은행 챗봇 프로젝트와 크게 차별점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신한은행은 한 가지 시스템을 더 추가했다. 머신()러닝 플랫폼이다. 머신러닝은 알파고가 바둑을 둘 때 사용하는 기법이다. 여러 개 바둑 기보를 미리 익혀 최적의 승부수를 도출해내는 핵심 기술로 사용됐다.

 

신한은행은 머신러닝 반복학습을 통해 은행업에 능통한 인공지능 은행원을 탄생시킬 복안이다. 이를 위한 대량 정보 분석을 위해 여러 대 서버를 동시에 운영하는 분산 플랫폼에 오픈소스 라이브러리를 활용한다. 추후 다양한 업무 적용을 위한 조치다.

 

실제 프로젝트 구축 목표로 모듈화를 통해 교체를 통한 시스템 업데이트와 확장이 용이하도록 하라고 했다.

 

금융IT 업체 관계자 역시 기존 금융권 챗봇 서비스 도입과 다르게 솔루션을 소스 형태로 제공하도록 했다시스템 구축 성격이 크다고 분석했다.

 

은행에서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이미 만들어진 솔루션을 활용하는 것과 개발업체를 동원해 필요한 기능을 직접 개발하는 방식이다. 솔루션을 도입하면 범용 서비스를 이용하고 개발 기간도 짧다.

 

반면 직접 개발하는 방식은 프로젝트 기간이 길고 비용이 많이 들지만 원하는 기능을 맞춤형으로 구현할 수 있다. 필요할 경우 자유롭게 확장할 수 있다.

 

신한은행은 인공지능 프로젝트에서 후자를 택했다. 이에 따라 기존 금융권 챗봇 프로젝트가 4~5억원 수준이지만 신한은행 프로젝트는 최소 2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은행에서 인공지능 쓰임새는 앞으로 더욱 다양해질 전망이다. 지금은 주로 고객 상담 업무에 사용되지만 상품 추천을 하는 로보어드바이저 금융상품 개발을 위한 정보 분석 IT시스템 보안 취약점 분석 등 다양하다.

 

신한은행은 플랫폼을 도입해 향후 확장 가능한 인공지능 플랫폼을 구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은행들의 인공지능 도입은 챗봇을 넘어 플랫폼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이같은 행보는 이미 시작됐다. 우리은행은 최근 KT와 금융플랫폼 기반 인공지능 서비스 분야포괄적 협력을 발표했다. 일단 IT업체 플랫폼을 기반으로 인공지능 서비스를 확대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한편 인공지능은 일자리와도 연관이 있다. 사람 업무를 기계가 대신해주니 혁신에 대한 대가로 기존 업무에 익숙한 인력을 줄일 여지도 생기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신한은행 관계자는 챗봇을 도입한다고 당장 사람을 줄일 수는 없을 것”이라중장기 관점에서 바라볼 문제라고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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