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말 15개 생·손보사총직원수 1년전보다 3.2% 줄어…교보생명·흥국생명·동부화재·메리츠화재 감소폭 두드러져

사진은 한 보험사에서 보험 상담을 하고 있는 모습. / 사진=뉴스1
국내 보험사들이 지점과 인력을 줄이는 등 비용 감축에 나섰다. 업계 전체가 건전성 지급여력(RBC)비율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으로 보험부채가 늘어날 전망이라 보험사마다 지점 통폐합과 희망퇴직 등 비용 감축에 더 신경 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15개 생·손보사가 발표한 올해 1분기말현재  총 직원 수는 4만1103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말보다 3.2% 줄어든 수치로 대다수 보험사에서 직원 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교보생명과 흥국생명, 동부화재, 메리츠화재 직원 수가 큰 폭으로 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교보생명 총 직원 수는 3739명이다. 지난해 1분기보다 9.4% 줄었다. 흥국생명 총 직원 수는 79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 감소했다.

올해 1분기 동부화재 총 직원 수는 4476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줄었다. 메리츠화재 직원 수는 같은 기간 1704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보다 19.2%나 급감했다.

이는 지급여력비율(RBC)이 계속 줄고 있고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으로 부채 비율이 높아질 것에 대비해 보험사마다 지점 수와 직원 수를 축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낮은 지급여력비율은 보험사의 영업력 저하뿐만 아니라 자본 확충에도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며 "지점을 줄이고 희망퇴직을 받는 등 비용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35곳 생·손보사가 기록한 올해 1분기 평균 지급여력비율은 258.8%이다. 전분기보다 13.3%포인트 떨어졌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금 지급을 위한 자본여력을 알 수 있는 지표를 말한다. 현재 금융당국이 권고하는 수준은 150% 이상이다. RBC비율이 150% 아래로 떨어진 보험사는 자본확충 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 1분기 기준 RBC비율이 150% 미만인 보험사는 KDB생명보험(124%), 흥국생명보험(149%), MG손해보험(119%) 등이다. 현대라이프생명보험과 롯데손해보험은 각각 150%를 기록했다. 흥국화재보험도 155%로 위험 수준을 보였다.

이에 흥국생명과 KDB생명, MG손해보험은 RBC비율이 150% 미만으로 떨어져 주요 은행에서 5000만원 이상 고액 저축성보험을 판매하지 못하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은행에서도 예금자 보호가 되는 5000만원을 넘는 보험 상품을 팔다 문제가 되면 은행 직원에게도 책임이 돌아갈 수 있다"며 "지급여력비율이 떨어진 보험사가 은행에서도 판매가 안 되다보니 영업력이 더 떨어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흥국생명과 흥국화재, KDB생명은 대주주로부터 자금수혈이 어렵고 금리 상승추세에서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 발행도 조건이 까다로운 상황이다.

이에 보험사마다 점포를 폐쇄하고 인력을 줄이면서 비용 감축에 나선 모양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기준 국내 보험사들의 점포는 총 1336개로 2013년 말(1549개) 대비 213개가 줄어들었다.

KDB생명은 희망퇴직안을 이사회에서 통과시키며 인력 줄이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점통폐합도 단행할 예정이다. 흥국생명도 지점수와 희망퇴직 등으로 비용 절감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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