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창업기업 861개…초기 스타트업 위주 160억원 투자

 

지난해 12월 경기도 대학생 창업지원센터에서 창업을 희망하는 대학생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사진=뉴스1

 

대학생 창업 기업이 늘어나면서 이를 지원할 창업펀드가 조성될 예정이다. 교육부는 창업 지원을 위해 160억원 규모 펀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한국벤처투자를 통해 펀드 조성에 나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대학창업펀드는 안정적인 자금 확보를 유도하는 사업이다. 먼저 대학기술지주회사, 동문, 지방자치단체, 민간 출자로 펀드가 조성된다. 그 다음 정부가 중소기업 모태펀드로 연결해 투자를 유치시켜준다. 예를 들어 대학이 5억원을 조성하면 정부가 15억원을 유치하는 방법으로 총 투자자금 20억원을 확보할 수 있다. 투자처 선별은 펀드를 이끌 운용사 몫이다.

교육부는 대학창업펀드를 통해 창업 열풍이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심해지는 취업난에 창업이 새로운 돌파구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창업펀드 대상 범위도 넓다. 대학 재학생과 교수 모두 투자 유치를 추진할 수 있다.

정부는 기술 사업화를 지원할 것이라는 내용도 함께 발표했다. 대학원 기술창업 지원에 나서는 등 산학협력모델을 만드는데 힘 쏟을 예정이다. 기술 발굴 단계부터 기업이 참여하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대학생 창업은 해마다 늘고 있다.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난해 12월 발간한 ‘2015 대학 산학협력 활동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학생창업기업은 169개 대학 861개였다. 이중 267개 기업이 매출 83억원을 냈다. 2014년도 48억 원보다 73.8% 증가한 수치다.

삼성그룹, LG그룹 등 대기업들도 대학생 창업에 관심이 많다. 삼성전자는 경북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전담하고 있다. LG그룹은 충북대학교와 손을 잡았다.  LG 아이디어 상담 전문가들이 창업과 관련한 강의와 실습, 사업화를 담당한다. 

중소기업청이 지정한 전국 창업보육센터는 총 267개다. 사업가가 대학으로 지정된 곳은 199개다. 이 곳에 2015년 한 해 동안 5000여개 대학생 창업기업이 입주했다.

대학 창업지원센터에 입주했던 김지이(24)씨는 “지난해 주식 흐름을 읽고 투자를 도와주는 앱을 만들어서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며 “자본이 부족한 상황에서 대학 내 창업펀드가 생긴다는 것은 희소식”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학창업펀드는 1회 투자 규모가 10억 원 이하로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대학생 창업기업은 대부분 초기투자단계다. 투자자들은 매출이나 성과가 아닌 창업 아이디어와 경력을 보고 투자한다. 따라서 벤처캐피탈 업계는 1~2억원 투자가 주를 이룰 것으로 예상한다.

한편 창업 전문가들은 대학창업펀드가 플랫폼(Platform)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 대학생창업지원사업은 현실적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주먹구구식 지원이 아닌 창업기업이 유지될 수 있도록 독립성을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서울창업센터 컨설턴트는 “대학창업펀드는 창업 자금이 부족한 대학생 창업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고 해외 대학을 따라잡을 수 있어 긍정적”이라며 “그러나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대학 내 펀드 운영을 전담할 전문가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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