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연기·공모 철회 빈발…상장 일정 겹쳐 공모가 하락 불이익도

올해 연말에도 상장 철회와 연기가 이어지면서 침체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연말까지 3주 가량 남은 상황에서 상장 일정이 겹치기도 해 공모가 하락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 사진=뉴스1

 

올해 연말에도 상장 철회와 연기가 이어지면서 침체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연말까지 3주 가량 남은 상황에서 상장 일정이 겹치기도 해 공모가 하락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13일 기준으로 최근 한달간 한국거래소에서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은 곳은 총 26곳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4곳은 상장을 철회했고 두곳은 내년으로 상장을 연기했다. 기업인수목적회사(스펙) 2곳을 제외하면 18개 기업이 상장을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는 셈이다.

 

국내 상장 시장에서 연말에 상장 철회나 연기가 발생하는 것은 자주 확인할 수 있는 일이다. 지난해에도 연말 상장을 진행하던 업체 중 10곳이 상장을 철회했다. 올해 상장 철회가 4곳에 그친 것은 상대적으로 감소한 셈이다. 그러나 올해 연말 상장 승인 기업수가 지난해에 비해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이런 추세는 유지되는 중이다.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한국거래소에서는 29곳의 신규상장예비심사를 승인했다. 상장을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해 11월 한달간 상장예심 승인 기업을 추려보면 25곳이다. 반면 올해는 11월 한달간 12곳이 승인을 받았다.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이 절반 가량 줄어들었으니 상장철회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연말 상장 추진 기업이 증가하는 점은 상장 철회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반기 실적이 확정된 후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하려면 4분기에 몰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지난해 1년간 상장 예심을 통과한 149곳 가운데 25%가 10월과 11월 사이에 몰렸다. 11월에는 25곳이 승인을 받아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투자 업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하반기에 상장을 진행하는 수요가 몰리기 때문에 상장 철회나 연기도 많아 보이는 것"이라며 "상장 준비 단계에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2년간 상장 승인 기업 현황 / 그래프=시사저널e

 

지난해보다 집중도는 낮아졌지만 올해 상장 승인 기업도 4분기에 상당수 몰렸다. 올해 상장예심 통과 기업은 11월에 12곳, 10월에 13곳으로 총 25곳이다. 올해 1월부터 지금까지 상장예심을 통과한 108곳 가운데 23% 수준이다.

증권 투자 업계에서는 연말 상장 집중이 상장 기업은 물론 투자자들에게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비슷한 기업이 비슷한 기간에 상장하기 때문에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공모가가 낮게 설정되지만 상장후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지 못할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달 들어 동일 업종 상장 일정이 겹치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청약 경쟁률에 주목도가 떨어지기도 했다. 

오는 16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는 벤처캐피탈 업체 티에스인베스트먼트는 지난 8일 진행된 일반 투자자 공모청약에서 2.0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같은날 상장하는 벤처캐피탈 업체 디에스씨인베스트먼트도 8일 청약을 진행했고 경쟁률은 6.33대1을 기록했다.

국내 바이오업체 3곳도 상장 일정이 겹치면서 기대감 분산이 우려되고 있다. 오는 14일부터 이틀간 국내 바이오 벤처 아스타와 피씨엘은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두 기업 모두 기술 특례로 상장을 진행하고 있고 체외 진단 분야 제품의 개발과 생산 업체다. 

여기에 분야는 다르지만 바이오 업종의 유바이오로직스는 오는 14일부터 이틀간 일반 투자자 청약을 진행한다. 유바이오로직스 역시 기술 특례로 상장을 진행중이며 지난 8일~9일 기관 수요예측을 마쳤다.

증권투자 업계 관계자는 "기술특례로 바이오 업체 3곳이 비슷한 시기에 상장을 진행한다는 점이 긍정적일지 부정적일지는 미지수"라면서도 "한미약품 사태 이후 국내 제약바이오 업종이 침체된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이 조금 높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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