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5개월만에 최고치…"미국 금리 우려가 시장 지배"

일본은행이 공언했던 고정금리 국채 매입을 시작했음에도 국내 채권 시장에서는 미국 금리 인상 우려가 여전했다. 국고채금리는 이날도 상승했고 국채선물에서는 기관을 중심으로 매도 물량이 나왔다. 원달러 환율도 전날보다 6.7원 오른 1175.9원에 마감하면서 강한 미국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 사진=뉴스1

 

일본은행이 공언했던 고정금리 국채 매입을 시작했다. 그러나 국내 채권 시장에서는 미국 금리 인상 우려가 여전히 작용했다. 국고채 금리는 이날도 상승했고 국채선물에서는 기관을 중심으로 매도 물량이 나왔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국고채 금리는 모든 만기 상품 모두 상승했다. 지난 10일 국고채 금리가 급등한 이후 6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이날 국고채 3년물은 전거래일보다 2.4bp 상승한 1.713%로 마감했다.

 

국고채 5년물은  3.0bp 오른 1.857%를 기록했다. 10년물과 20년물은 각각 0.2bp, 2.69bp 상승한 2.086%, 2.166%로 마무리됐다. 30년물도 1.4bp 높아진 2.170%를 기록했다. 50년물은 0.9bp, 상승한 2.159%에 거래를 마쳤다.

 

채권 시장 관계자는 "오늘은 매수세가 나오면 곧 이어 기관 매도세가 이어지는 모습이었다"며 "금리 급등에 부담이 큰 기관들이 물량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날 국고채 시장에서는 전일 일본은행이 고정금리로 중단기 국채를 매입하겠다고 밝히면서 장초반 매수세가 들어왔다. 일본은행은 실제로 이날 국채 매입에 시동을 걸었다. 최근 글로벌 국채 금리 급등에 대응하기 위한 대응에 나선 셈이다. 일본은행이 국채 매입에 직접 나선 것은 지난 9월 새 통화정책 도입 이후 처음이다.

 

11월 국고채 최종호가 수익률 추이 / 표=금융투자협회

 

강세 흐름은 오래가지 않았다. 장초반을 지나자 채권 시장에서는 대기 매도 물량이 나왔다. 또 일본은행이 실제로 고정금리로 국채 매입에 나서면서 환율상승 효과도 나타나 금리는 상승했다. 오후 들어서는 매도흐름이 강하게 나타났다. 채권 시장에서는 국내 금리가 미국 금리상승 우려에 지배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연준의 대차대조표 규모가 큰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는 입장을 내놓았다고 전일 시장에 알려졌다. 연준의 대차대조표가 크다는 발언은 보유 국채 매각 가능성을 의미한다.

채권 시장에서는 일단 연준이 금리인상의 다음 단계인 보유 국채 매각으로 당장 이행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금리 상승과 채권 가격 하락으로 취약해진 시장 심리에 부담이 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지난밤에도 미국채 금리가 이틀 연속 조정을 받았으나 국내 시장에서는 여전히 미국 경계감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미국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와 금리 인상 경계감에 신흥국 대부분이 부담감을 안고 있다. 한국을 포함해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대부분 신흥국에서 변동성이 확대된 모습이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공언한 대로 강한 미국 경제를 위한 정책이 이어질 경우 미국 무역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의 변동성 확대가 우려되고 있다. 일본 역시 미국과 무역 거래액이 높지만 이번 국채 매입으로 안정화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채권 금리가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원달러 환율 상승세도 영향을 주고 있어서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6.7원 오른 1175.9원에 마무리됐다. 지난 6월 27일 기록한 1182.3원 이후 약 5개월 만에 최고치다. 당시에는 브렉시트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다.

외환 시장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과 미국 금리 인상 우려는 물론 최순실 게이트 등 국내 악재도 외국인 자금 유출을 부채질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오는 18일 새벽 재닛 옐런 연준 의장 연설까지 달러 강세가 유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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