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보유액 156조원, 8조원↑…투자여력 1235조원
◇ 현금흐름
코스피 100대 기업은 상반기 현금 및 현금성자산 보유액을 8조4000억원 늘렸어요. 현금 보유액이 연초보다 5.7%가량 불어난 거죠. 시사저널e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100대 기업은 지난해에도 현금 보유액을 20%나 늘렸어요. 올해 반기 증가폭은 줄었지만 여전히 국내 대기업들이 현금 보유액을 늘리고 있는 거죠. 경기 침체에 따라 투자를 자제하고 유동성 확보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겠어요.
현금흐름표상 세부 항목별로 살펴보면, 100대 기업 영업활동에 의한 현금흐름 총액은 96조원 늘어났어요. 투자활동에 의한 현금흐름은 -73조5539억원이었구요. 설비투자나 연구개발에 현금을 제법 많이 투입한 거죠. 지난해보다는 투자 활동이 활발해 보이네요.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도 -18조원이었어요. 빚을 내기보다 빚을 갚는데 더 많은 현금을 투입한 셈이죠. 지난해 사채 발행 등으로 재무활동 현금흐름이 8조5000억원 증가한 것과 대비되죠.
기업별로는 삼성전자, 삼성물산, 기아차 등 55개 업체가 현금 보유액을 늘렸고 현대차, 포스코, SK하이닉스 등 45개 업체가 줄였습니다. 삼성전자 현금 보유액이 가장 많이 늘었어요. 기초보다 3조2000원가량 불어났습니다. 삼성전자는 반기말 기준 25조8400억원가량 보유하고 있어요. 그 다음으로 한국가스공사가 2조1000억원가량 늘었어요.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눈에 띄게 증가한 영향이 컸어요. 그 다음 기아차, 현대중공업, 미래에셋증권 순으로 보유 현금이 늘었어요. 미래에셋증권은 영업 뿐만 아니라 투자와 재무활동에 의한 현금흐름도 모두 늘었어요. 자산 매각과 사채 발생 등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 셈이죠.
반면 우리은행과 포스코는 투자활동에 의한 현금흐름을 크게 늘리는 바람에 현금이 1조원 이상씩 줄었어요. 우리은행은 매도가능 금융산 12조원 가량을 매입하면서 현금보유액이 크게 줄었어요.
현대차는 심각합니다. 영업활동에 의한 현금흐름이 2774억원에 불과했어요. 반면 투자활동에 3조원을 투입하는 바람에 1조8000원가량 빚을 늘렸는데도 현금 보유액은 1조2000억원 줄었습니다. 망조가 난 업체들이 보이는 전형적인 증상이라 걱정입니다.
영업활동으로 현금흐름이 가장 큰 곳은 역시 삼성전자(22조원)입니다. 국제유가 하락 덕에 한국전력의 영업활동 현금흐름(9조원)이 두번째로 많았습니다. 대신 한국전력은 빚을 갚고 배당을 늘리는데 현금을 많이 써 반기말 기준 현금보유액은 소폭 줄었습니다.
반면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가장 줄어든 곳은 기업은행(-6조원)과 미래에셋대우(-1조1580원)입니다. 기업은행은 대출채권 변동으로 8조5730억원가량 줄어들어 현금흐름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어요.
투자활동 현금흐름도 삼성전자가 10조원으로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재무활동 현금흐름에선 기업은행(5조원)과 현대차(1조8000억원)이 압도적입니다. 사채 등 부채가 그만큼 늘어난 것으로 풀이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