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및빛 전망불구 기술적‧제도적으로 자율주행차의 엄난한 행로 암시

자율주행 자동차가 자전거가 횡단보도를 건너는 상황을 가정해 정차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애플이 자율주행차 개발을 사실상 포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관련 법규 및 기술 문제 등으로 자율주행차를 시장에 안착시키는 것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을 것이란 지적에 힘이 실린다.

뉴욕타임스(NYT)는 10일(현지시간) 애플이 자율주행차 계획을 재검토하기로 했으며, 관련 종업원 수십 명을 해고했다고 보도했다. 최근 자율주행차 개발 경쟁이 뜨겁지만 기술 개발 문제로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란 것이다.

자율주행차 기술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개발 경쟁이 가장 뜨거운 기술로 여겨진다. BMW, 볼보, 현대자동차 등 자동차 기업은 물론이고 구글 모기업 알파벳 등 IT기업들까지 가세해 기술경쟁을 벌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020년이면 자율주행 기능이 적용된 차량이 2억50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자율주행 기술은 장애물이나 변수가 없는 비행기엔 많이 쓰이지만 복잡한 도로에서 해당 기술을 접목시키는 것은 사회 인프라 자체도 바꿔야 할 정도로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IT기술 전문가인 한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자율주행 기술을 실현시키려면 차만 개발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도로 자체도 차와 무리 없이 데이터를 주고받도록 모두 손봐야하고 대용량 서버도 필요하다”며 “연습 주행하는 수준이 아닌 실제 도로에서 사용하기 위한 기술 개발은 결코 만만치 않고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율주행차에겐 기술 문제 뿐 아니라 사회제도적 문제도 만만치 않은 걸림돌이다. 자동차 및 IT 업계는 막상 기술경쟁에 뛰어들었지만 쉽게 제품을 시운전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것은 바로 사고 시 엄청난 손해를 감당해야하기 때문이다. 국내 자율주행 기술 분야 권위자인 한 국립대 교수는 “자율주행으로 사망사고를 냈을때 보상 문제 뿐 아니라 기술에 대한 시장의 공포 때문에 관련 회사는 문닫는 수준까지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며 “그래서 테슬라와 같은 회사들은 자율주행시 핸들에 손을 얹으라는 식의 문구로 교묘히 법망을 피해 간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에서 테슬라 전기자동차 모델S 운전자가 자율주행 시스템 오토파일럿 모드로 운전하다 트레일러 옆으로 들어가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나는 등 자율 주행차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애플이 자율주행차 개발을 전면 재검토하게 되면서 리스크 높은 자율주행차 산업의 시장성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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