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리스크 완화에 매입 알짜 자산 기대 커져

 

한진해운 법정관리 가능성이 커지자 오히려 한진 주가가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 사진=뉴스1
한진 주가가 계열사인 한진해운 법정관리 위기에도 급등해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한진이 더 이상 ‘밑빠진 독’ 한진해운을 지원하지 않아도 된다는 기대감이 주가 상승에 한몫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진해운 지원 요량으로 매입한 터미널 자산 역시 향후 한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주가에 힘을 보탰다.

하락세이던 한진 주가가 최근 상승 반전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진 주가는 이달 18일과 19일 각각 7.12%, 5.76% 급등하며 연저점인 7월 8일 종가 2만7650원보다 22.7% 오른 3만5800원까지 상승했다. 22일에는 전거래일 대비 3.21%하락했지만 올해 한진 주가가 연고점인 5만4200원에서 최저 2만7650원까지 48% 하락했던 것을 감안하면 최근 주가 상승은 의미 있는 반등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불거진 한진해운 법정관리 가능성이 오히려 주가 상승의 원인이 됐다고 보고있다. 22일 해운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한진해운에 추가적인 지원을 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었다. 한진그룹 역시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만일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서 청산 절차를 밟게되면 그룹 차원의 유동성 지원은 끝을 보게 된다.

실제 한진과 대한항공 등 한진그룹 계열사들은 재무 악화로 위기를 맞은 한진해운 회생을 위해 자산 매입, 영구채 발행 등으로 약 1조400억원대 자금 지원을 해왔다. 이중에서 한진은 총 2300억원대 자금을 한진해운에 지원했다. 지난해에는 한진해운으로부터 부산해운신항만과 평택컨테이너터미널 지분을 총 1500억원에 인수했다. 올해에는 아시아 8개항로 영업권과 베트남 탄깡까이멥 터미널 지분을 851억원에 매입했다. 이는 지난해 영업이익 411억원의 5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만약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돌입해 청산쪽으로 가닥을 잡더라도 한진은 한진해운과 지분 관계가 없어 직접적인 손실을 입진 않는다”며 “한진 주주 입장에선 오히려 그룹사 지원 리스크가 사라질 것이라는 기대가 생겼다. 이는 최근 주가 상승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한진이 매입한 한진해운 자산이 알짜 자산인 점도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한진이 인수한 인도네시아·베트남·태국·중국·일본 등 아시아 8개 항로와 베트남 터미널은 글로벌 업황 침체 속에도 수익성이 높은 편이다. 특히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은 경제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 물류 시장이 커지고 있다. 다만 이들 자산이 한진과 어떤 시너지를 내느냐를 확인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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