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5일께 일본과 미국에 동시 상장…예상 시가총액 6조5000억원

 

네이버의 모바일 메신저 자회사 라인 상장 기대감에 네이버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라인은 오는 27일 공모가액을 공개하고 28일부터 수요예측에 들어갈 예정이다. 발행가액은 오는 7월 11일 결정된다 / 사진=라인

 

자회사 라인 상장을 앞둔 네이버가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라인 상장후 지배력 강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네이버는 전거래일 대비 4.73% 상승한 73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6월 9일 기록한 52주 신고가 73만3000원에 근접한 금액이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는 5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고 이달 들어 3거래일을 제외하고 모두 매수 우위다.

네이버의 모바일 메신저 자회사 라인은 7월 15일께 일본과 미국에 동시 상장된다. 구주 매출 없이 전체주식의 20%인 3500만주를 신주로 발행할 계획이다. 이 주식은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되며 2200만주가 주식예탁증권(ADR)으로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된다.

라인의 공모가액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라인 측은 증권신고서를 통해 오는 27일 공모가액을 공개하고 28일부터 수요예측에 들어갈 예정이다. 발행가액은 오는 7월 11일 결정된다. 현지에서는 라인 상장후 시가총액이 6000억엔(약 6조5000억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ADR 상장이 예정된 미국에서는 라인의 시가총액이 이보다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네이버의 모바일 메신저 자회사 라인은 7월 15일께 일본과 미국에 동시 상장된다. 구주 매출 없이 전체주식의 20%인 3500만주를 신주로 발행할 계획이다. 이 주식은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되며 2200만주가 주식예탁증권(ADR)로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된다. 사진은 증권신고서에서 밝힌 ADR에 관한 사항 / 표=라인

라인의 예상 시가총액 6조5000억원은 라인 상장 가능성이 처음 언급되던 2년 전에 비해 절반도 안되는 수준이다. 2년 전에는 라인 상장시 기업가치가 20조원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라인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모회사 네이버의 시가총액이 20조원대 후반 수준을 기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네이버의 가치 대부분은 라인에 담겨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증권 업계에서는 이 때문에 네이버가 라인 상장을 늦추고 자사 기업가치 제고에 집중했다는 게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시장 판도가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넘어가는 상황에서 라인이 상장할 경우 네이버 주주 대부분은 네이버 대신 라인에 직접 투자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더구나 네이버의 최대주주 지분율 11%는 국민연금이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의 지분율은 5%에도 미치지 못했다. 소액주주 비율이 낮아질 경우 장내매수를 통해 경영권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

라인 상장을 의결한 올해 네이버의 시가총액은 25조원 수준이다. 이가운데 네이버의 기업가치는 15조원, 라인은 10조원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 시장이 안정화되면서 과거보다는 성장 기대감이 줄어들었다. 또 모회사인 네이버도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 현지에서 전망하고 있는 라인 시가총액 6조5000억원을 감안하면 자회사 상장에도 네이버가 흔들릴 가능성은 줄어들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년 전에는 라인에 대한 시장 눈높이가 최고조였던 시기로 예상 가격과 시장 평가가치간 괴리가 과도했다"며 "현행 실적 중심의 시장 평가 가치는 적정한 수준으로 조정된 상태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네이버 주가 추이 / 그래프=시사저널 작성

 

라인의 기업가치가 낮아졌지만 기존 주주들이 네이버에 대한 지배력을 어떻게 유지할지는 여전히 관심사다. 시장에서는 라인 상장후 조달된 자금이 자사주 매입 등에 사용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네이버의 기존주주들이 라인 상장 과정에서 여전히 네이버의 지배력 유지에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네이버는 마지막까지도 라인 상장시 종류주 발행을 고려했다.

네이버가 고려한 종류주는 보통주보다 10배 높은 의결권을 부여할 계획이었다. 현행 지배구조상 라인 상장후 네이버가 보유할 지분율은 80%다. 여기에 신주예약권과 초과배정옵션이 모두 행사될 경우 네이버의 보유지분율은 72.7%가 된다. 따라서 네이버의 경영권을 잃으면 자회사인 라인의 경영권도 잃게 된다. 현지 언론에서는 이 때문에 10배의 의결권을 가진 종류주를 상장해 라인 이사들이 보유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상장 과정에서 이 계획은 승인받지 못했다.

라인이 비교적 저평가된 상태에서 상장을 진행하는 점은 신주발행 규모를 20%로 설정한 네이버 주가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상장후 라인의 주가 상승이 예상되는 이상 80% 가량을 보유한 네이버의 주가도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권윤구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라인상장 초기에는 주가 상승여력이 높은 라인으로 수급이 쏠릴 가능성도 있다"며 "그러나 네이버에 귀속될 라인의 지분가치는 10조원 이상으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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