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수첩] 국민연금, 납부자 말고 눈치 볼 대상 있으면 안 된다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최근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가 LG화학 배터리 분사와 관련 반대 입장을 천명했다. 이를 놓고 일각에선 ‘여론의 눈치를 본 것 아니냐’는 의심 섞인 분석을 내놓는데 그 ‘여론’은 누구의 여론일까. 적어도 일반 국민은 아닌 것 같다. 도처에 다녀 봐도 LG화학 배터리 분사를 적극 반대한다는 사람은 보질 못했다. 사실 찬성하는 사람도 보기 힘들다. 정확히 말하면 업계가 아닌 일반 사람들은 그다지 큰 관심이 없다.결국 국민연금이 눈치를 봤다면 소액주주들의 눈치를 봤다고 밖에 할 수 없다. 그런데 이 해석을

  • [기자수첩] 수천억 자산가들이 빼돌린 회삿돈 몇억

    [시사저널e=주재한 기자] “희귀병을 앓고 있는 조카의 미국 장기치료를 위해 범죄를 한 점을 참작해 달라”회삿돈 1억1000만원을 횡령한 A씨의 변호사는 항소심 재판과정에서 이같이 말했다. 회사에 근무한 적이 없는 누나를 회사원으로 등재시키고 근무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약 1년 6개월간 월급을 준 배경에는 ‘안타까운’ 사정이 있다는 주장이었다. 변호인은 A씨의 범행 동기가 비자금을 조성하고 불법 자금을 유용하기 위한 전형적인 업무상 횡령 범죄와 다르다는 이야기도 했다.A씨는 재판과정에서 누나를 증인으로 신청하기도 했다. 본인의 인지

  • [기자수첩] 골목상권 침해 민감한 한국, 중고차는 왜 반길까?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최근 컴퓨터 부품 업계에서는 그래픽카드 사태로 인해 전통적인 유통구조가 흔들리는 일이 발생했다.수 십년간 컴퓨터 부품 업계는 용산전자상가가 주도권을 잡고 가격을 마음대로 조정해왔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출고가격 등 정보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이후 해외 판매가격보다 30% 이상 비싸다는 것을 소비자들이 알게 됐지만, 해외 직구의 불편함과 A/S 등의 문제로 울며겨자먹기로 용산에서 유통하는 부품을 구입할 수 밖에 없었다.그러던 중 용산을 몰락시키는 한 사건이 터졌다. 그래픽 카

  • [기자수첩] 독감백신 사망에 대처하는 정은경 질병청장에 대한 두 가지 시각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최근 보건의료계는 물론 대한민국 전체의 큰 이슈는 독감백신 접종을 받은 직후 사망한 사건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6일 0시 기준, 독감백신을 접종 받은 후 사망한 사람은 총 59명이다. 첫 사망자 발표가 지난 19일 오후 질병청 브리핑에서 나왔으니 1주일 동안 사망자가 60명에 육박한 것이다. 알려진 대로 질병청 수장은 정은경 청장이다. 지난 1월 하순 국내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나온 이후 정 청장은 뉴스의 중심 인물이었다. 이번에는 독감백신 사태로 인해 일거수일투족 발언 하나하나에 관심이

  • [기자수첩] 긴급고용안정지원금 콜센터 상담원의 한탄

    [시사저널e=변소인 기자] 프리랜서와 특수고용직 종사자(특고)에게 지급되는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의 콜센터는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전화를 거는 사람은 연결이 될 때까지 전화와 씨름을 해야 했고 콜센터 상담원들은 끝없는 전화를 받아내느라 전쟁을 치르고 있었다.지난 12일부터는 온라인에서는 1차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을 받지 못한 이들을 대상으로 2차 지원금 신청이 시작됐다. 현장 접수와 온라인 접수 모두 오는 23일에 마무리된다. 모든 정부 지원금 콜센터 연결이 어렵지 않았지만 긴급고용안정지원금 콜센터만은 달랐다. 얼마나 연결이 힘든지 직접

  • [기자수첩] 지지부진한 은행권 채용비리 후속조치, 다른 은행도 입 열어야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2017년 금융감독원 국감에서 은행권 채용 비리 사태가 처음 불거진 이후 3년이 지났다.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문제는 여전히 진행형인 것으로 보인다. 올해 국감에서 채용 비리 사건의 후속조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다.대표로 뭇매를 맞게 된 곳은 우리은행이었다. 우리은행은 대법원의 유죄판결이 확정된 은행 중 현재 근무 중인 부정입사자 인원이 19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와 관련해 질타가 이어지자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강성모 우리은행 부행장은 “현재 재직 중인 직원에 대해 법률적 판단 아래 종

  • [기자수첩] 아쉬움만 남는 국토부의 코나EV 화재관리

    [시사저널e=김도현 기자] 코나EV의 화재가 발생한지 15개월여가 흘렀다. 지난해 7월 강원도 강릉에서부터 지난 17일 경기도 남양주에 이르기까지 총 14대의 코나EV가 화염에 휩싸였다.한 건이면 단순한 사고로 치부될 수 있지만, 십 수 차례 발생한 연속화재는 구조적 결함의혹을 증폭시켰다. 최근의 화재는 국토교통부가 배터리 결함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목하고, 현대자동차가 자발적 리콜에 돌입한 직후 발생해 논란이 컸다. 해당 차량이 리콜조치를 받은 것은 아니지만, 이에 준하는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업데이트를 받았던 차량으로 전해지면

  • [기자수첩] 테스형! ‘저작권’ 의식이 왜이래

    [시사저널e=차여경 기자] 편견이 깨졌다. 노래제목에 철학자가 등장할 수도 있구나 깨달았다. 나훈아의 신곡 ‘테스형!’은 추석 연휴 전 연령층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소크라테스를 ‘테스형’이라고 친밀하게 부르며 인생에 대해 논하는 곡인데, 시국이 시국인지라 시청자들의 마음에 다가왔던 것 같다. 최근 국정감사 때도 야당 국회의원이 이 노래를 틀며 질의를 했다고 하니 이미 유행이 한 차례 돈 셈이다.‘테스형!’을 들으며 회한에 젖고 있을 즈음, 온라인을 시끄럽게 달군 사건이 등장했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출연했던 경북 포항 덮죽

  • [기자수첩] 코로나19가 ‘억지로’ 만든 21대 첫 국회 국감장 풍경

    [시사저널e=이승욱 기자] “국감장을 정리하고 배포한 질의 순서대로, 1번부터 10번 의원님만 남으세요. 다른 의원님들은 자리를 떠나 주세요.”지난 8일 오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한국시설안전공단 등을 상대로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회의실. 피감기관의 현황 보고가 끝난 후 의원 질의를 앞두고 진선미 위원장이 자리를 정리하면서 말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국회 방역 지침을 지키기 위해 자리에 앉는 인원을 제한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과거 피감기관 임직원들로 빼곡하게 자리를 차지했던 기관증인석 뒤

  • [기자수첩] 갈 곳 잃은 유동자금, 공모펀드 기회 삼아야

    투자 시장에 유동성이 흘러넘치고 있다. 2012년부터 시작된 기준금리 인하 기조에 시중 자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영향이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부동산에 유동성이 집중되는 모습이었지만 올해 들어선 이른바 ‘동학개미운동’, ‘서학개미운동’과 함께 국내외 주식 시장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공모주 대박을 꿈꾸며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기업공개(IPO)에 자금이 몰렸다. 그런데 그동안 투자처를 힘있게 누비던 시중 자금이 최근에는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코스피에서 올 들어 9개월 연속 순

  • [기자수첩] 가맹점을 위한 본부는 없다

    “월세가 260만원인데 9월 매출이 120만원이었다. 도저히 버틸 수가 없다.”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권태용 미샤가맹점주협의회장은 이같이 말했다. 권 협의회장은 가맹본부가 오프라인 가맹점과 온라인 간 가격 차이를 두는 탓에 가맹점 매출액이 줄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에 따르면 가맹점에서 4만원에 팔리는 제품이 온라인에서는 1만원에 팔린다. 가맹점은 기본 납품가와 임대료 등을 이유로 일정 가격 이하로 제품을 할인 판매할 수 없다. 밑지는 장사를 할 순 없기 때문이다. 가맹점주들이 인테리어 위약금

  • [기자수첩] 무섭게 성장한 중국 게임...국산 게임 중국 진출은 언제쯤

    중국 판호가 막힌 지 3년째다.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를 비롯해 정부와 게임업계가 중국 시장을 계속 두드리고 있지만, 중국의 입장은 여전히 완고하다. 게임업계는 다양한 방법으로 중국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뚜렷한 해법이 없다.판호란 중국이 자국에 출시되는 게임에 발급하는 일종의 서비스 인허가권이다. 게임 내 재화를 팔기 위해서 반드시 발급받아야 한다. 판호에는 크게 내자판호(중국 내 게임에 부여하는 판호)와 외자판호(해외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가 있다. 국내 게임의 경우 지난 2017년 3월 이후 단 한건의 외자판

  • [기자수첩] “금융당국, 규제만이 능사가 아니다”

    “한 은행이 지점을 과감하게 줄였다고 합시다. 그러면 금융당국 말대로 고객은 불편해질 거고, 결국 고객은 은행을 바꿀 수 있습니다. 은행 상품들이 비슷하기 때문에 은행을 바꾸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은행은 이미지가 중요해서 고객 항의와 감소를 두려워해 점포 축소 속도를 줄일 겁니다. 공급과 수요 원리처럼 시장 원리가 점포 축소에도 들어있는데 지금은 당국이 이를 모르는 것 같습니다.”금융권 관계자를 만나면 은행권의 입장 변화가 보인다. 금감원 하면 일단 기가 죽었던 은행들이 지금은 논란이 되는 사안에선 당국에 상당히 공격적이다. 금융

  • [기자수첩] 한숨 쉬는 오프라인, 규제가 해답은 아닌데

    올해 들어 부쩍 스마트폰을 볼 일이 많아졌다. 매주 한 번은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했던 기자는 이제 온라인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고 있다. 쇼핑은 오프라인에서라고 믿었던 기자의 아전인수격 이론은 깨진지 오래다. 그만큼 온라인 시장의 성장이 가파르다.코로나19가 바꾼 일상은 이제 하나의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매년 명절을 앞두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장을 보고 가족모임에 가져갈 선물을 구매했는데, 올해는 모두 온라인으로 대체했다. 카카오톡 계정과 연계한 카카오커머스 선물하기 서비스로 가족들에게 선물한 것이다.카카오커머스 외에도 백화점, 이커

  • [기자수첩] “테스형, 훈아형, 참으로 고생이 많소”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아! 테스형. 소크라테스형 사랑은 또 왜 이래. ‘너 자신을 알라’며 툭 내뱉고 간 말을 내가 어찌 알겠소. 모르겠소, 테스형”.이 노랫말 한 마디에 고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약 2400년 만에 한국으로 소환됐다. ‘가황(歌皇)’으로 추앙받는 가수 나훈아씨가 지난 추석명절 약 15년 만에 KBS2TV에 출연해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콘서트’에서 신곡 ‘테스형!’ 라이브 무대를 선보이면서다.이번 공연에서 나씨는 54년차 가수답게 화려한 무대 위에서

  • [기자수첩] 소부장 자립화, 천릿길도 한걸음부터

    중국 선두 디스플레이 업체 BOE는 수년 안에 삼성디스플레이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을 따라 잡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일부 공정에 필요한 핵심 장비는 한국 제품을 가져다 쓴다. 이 회사는 자국 정부 지원에 힘 입어 액정표시장치(LCD) 산업에선 1위에 올랐지만 OLED 분야에선 아직까지 핵심 소재와 장비 기술을 손에 넣지 못 했다. 중국 기업이 외형을 키워도 국내 패널 업계의 기술력을 따라잡기까진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사실 중국에 국한된 얘기는 아니다. 국내 업계도 여전히 일부 소재와 부품은 수입에 의존하

  • [기자수첩] 상용화 1년 반···‘사기’ 소리 듣는 5G

    “5G는 사기다.”이 말이 누군가에게는 불편할 수 있지만 5세대(5G) 상용화 1년 반이 된 지금, 소비자들이 내린 냉정한 평가다.지난해 4월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5G 이동통신을 상용화했다. 그러나 여전히 소비자들은 불안정한 5G 품질과 LTE 대비 평균 2만원 더 비싼 요금제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특히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가 상용화 초기 4G(LTE)의 20배에 달한다고 광고하며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린 것이 한몫했다. 이통3사의 꾐(?)에 넘어갔지만 LTE 대비 20배 빠른 속도를 경험해보지 못한

  • [기자수첩] 주택공급정책은 ‘시작이 반’이 될 수 없다

    3기 신도시 건설을 둘러싼 잡음이 나오고 있다. 신도시로 선정된 곳의 원주민이 정부의 일방적인 신도시 건설 사업 추진에 항의하며 하루 전인 24일 거리로 나선 것이다. 이들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헐값 토지보상을 유도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에 대해 분노했다. LH가 수용지구에 대한 사전 감정평가를 통해 미리 사업예산을 책정하고 여기에 감정평가사가 보상금을 짜맞추도록 유도하는 식의 사전 담합행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이들은 또 정부가 이달 초 발표한 3기 신도시 사전청약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자신들의 입장에선 평생 살아온

  • [기자수첩] 강남 한복판에서도 깜깜이 분양, 제도 개선 시급

    최근 아파트 시장에서 현관구조가 복도식으로 된 아파트는 계단식에 비해 선호도가 높지 않은 편이다. 출입구가 외부와 바로 접해 보안과 사생활 보호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아파트 가격도 같은 지역에 있더라도 복도식이냐 계단식이냐에 따라 적게는 수백만원 많게는 수억원까지 차이가 난다. 아파트 시장에서 현관구조를 중요시하는 이유다.시공사들도 분양 흥행을 위해 계단식을 고려하는 편이다. 최근 지어지는 아파트들은 계단식이 주를 이룬다. 물론 공사비 절감을 위해 계단식 대신 복도식을 짓는 경우도 있다. 재건축을 하지 못하는 복도식 아파

  • [기자수첩] 정부·국회 위기서 국민 고용 지켜야

    코로나19로 많은 국민들이 경제적 고통을 겪고 있다. 해고되고 소득이 줄었다. 특히 소규모 기업과 비정규직, 특고, 프리랜서, 여성 등 취약계층에 고통이 집중됐다.위기 상황에서 고용 유지와 전국민고용보험은 생존의 문제다. 중소기업들에게도 고용 유지를 통한 경영 여건 안정이 필요하다. 전례 없는 위기에서 국민을 지키는 정부와 국회가 돼야 한다. 그 시작은 고용유지지원금 90% 특례 기간 및 지원기간 연장이다. 그리고 사각지대 없는 전국민 고용보험을 위한 소득 중심 체계 개편이다.코로나19로 취업난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일자리를 잃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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