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업무 총괄 실력파, 장·차관 이동설…복지부 “현 정부는 과거와 다른 인사 패턴 보일 것” 기대 

그래픽=김태길 디자이너
내년 초로 예상되는 개각과 대통령비서실 개편을 앞두고 김용진 기획재정부 제2차관이 보건복지부 장관이나 차관으로 부임할 것이라는 하마평이 돌고 있다. 김 차관이 기재부 예산 업무를 총괄했던 실력파 고위 관료인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복지부 공무원들은 과거 기재부 출신 인물의 영전 사례가 현 정부에 되풀이 되지 않기를 희망하고 있다. 

 

8일 정치권과 복수의 관가 소식통에 따르면 조만간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후보자의 공식 임명과 취임이 예상된다. 이에 그동안 김동연 부총리를 보좌했던 고형권 기재부 제1차관과 김용진 제2차관이 동시 교체될 것이란 관측이 이미 11월부터 제기됐었다. 

 

고형권 제1차관의 경우 현재 공석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에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OECD 대사직은 전임 대사였던 윤종원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이 지난 6월 청와대에 입성한 후 6개월 가량 자리가 비어 있는 상태다. 

 

이에 관심은 김용진 제2차관 거취에 집중된다. 지난 2016년 1월부터 2017년 6월까지 한국동서발전 사장으로 근무했던 김 차관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직후 기재부 2차관으로 공직에 복귀한 인물이다. 

 

내년 1월이나 2월 경으로 예상되는 개각에서 김 차관이 장관이나 장관급 요직에 발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산하에 예산실을 운영하는 기재부 제2차관의 특성상 현 경제 부처와 사회 부처 업무와 이슈를 상당 부분 파악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하마평의 원인인 것으로 파악된다. 김 차관은 지난 2005년 복지예산과장을 역임했기 때문에 복지부에도 일부 지인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현실적으로 개각이 없거나 2-3자리에 그치는 소폭 규모로 진행될 경우에는 김 차관이 타 부처 차관으로 수평 이동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김 차관의 이동 가능성이 거론되는 타 부처에 복지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복지부 간부나 직원들은 또 다시 기재부 출신이 부임할 가능성에 대한 반발 심리를 표출하고 있다. 현재로선 하마평 수준이지만 그동안 정부 인사 관행 등을 감안하면 완전히 무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있다. 

 

실제 기재부 출신인 이강호 인구아동정책관이 현재 복지부에서 고위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특히 박근혜 정부 시절이던 지난 2015년 10월 방문규 당시 기재부 제2차관이 곧바로 복지부 차관에 임명된 사례도 있다. 김 차관은 방 전 차관보다 나이(김-1961년생, 방-1962년생)는 많지만, 행정고시(김-30회, 방-28회)는 후배다. 방 전 차관은 김 차관이 하지 못한 기재부 예산실장을 역임했다. 반면 두 사람은 기재부 대변인을 역임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한 복지부 고위직 인사는 “기재부 차관이 복지부에 온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퇴직하고 싶다”며 “(과거에는 있었지만 이제는)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복지부 직원은 “우리 부처가 기재부 2중대냐”라며 “매년 예산철 기재부에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정무직 인사까지 기재부 영향권에 있을 수는 없다”고 언급했다. 

 

복수의 복지부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김 차관 부임설이 많이 확산되지 않았다”라며 “촛불혁명을 통해 집권한 문 대통령은 과거와 다른 인사 패턴을 보일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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