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ES300h’‧‘아발론’ 하이브리드로만 구성, ‘프리미엄 하이브리드’ 입지 강화로 시장 수요 확대 복안…독일차 할인정책 극복은 숙제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토요타‧렉서스가 신형 하이브리드차량(HEV)을 투입하고 가솔린 모델 수입을 줄이며 제품군을 다듬는다. 친환경차 기조와 함께 높은 연비, 프리미엄 이미지를 업고 ‘수입 하이브리드 명가’로 브랜드 입지를 굳힌다는 복안이다. 할인 공세로 몸집을 잔뜩 키운 독일 수입차가 디젤 역풍을 맞아 주춤한 사이 보폭을 넓힐지 관심사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렉서스코리아는 내달 렉서스 ES의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을 출시한다. 모델 노후화가 진행됐지만 지난해 베스트셀링카로 이름을 올렸던 주력차종의 신형 모델을 들여와 판매 폭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번 신형 ES는 가솔린 모델인 ES300을 제외하고 하이브리드 모델인 ES300h로만 구성되는 점이 특징이다. 사실상 ES 판매량 중 가솔린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 까닭에 이번 신형 제품군 구성에선 제외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전체 판매량(8043대) 중 가솔린 모델의 판매대수(416대)는 5% 안팎에 그쳤다. 


한 지붕 토요타코리아 역시 유사한 전략을 고수한다. 오는 11월 출시될 플래그십 세단 아발론은 기존 가솔린 모델을 제외하고 HEV 모델로만 꾸려진다. 지난해 8월 출시된 가솔린 모델은 지난 4월까지 단 92대 팔렸으며 저조한 판매량으로 인해 올해 5월 이후 사실상 단종됐다. 그러나 토요타는 이번에 출시할 아발론에 거는 기대가 크다. 우선 차급별 HEV 제품군을 완성해 고객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토요타 관계자는 “프리우스C, 캠리, 그리고 아발론으로 이어지는 하이브리드차량 세단 제품군을 완성하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일본 수입차 업체는 올초부터 강점이 HEV를 앞세워 국내 시장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특히 친환경차 기조와 고유가 기조에 힘 입어 HEV의 높은 연비, 경제성을 앞세워 시장 진입에 나섰다. 이번 신차들을 통해 프리미엄 차급을 보완하며 다양한 계층의 HEV 수요를 적극 끌어올 모양새다. 

반면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던 BMW를 비롯한 독일 수입차 업체들은 디젤스캔들 역풍에 판매량이 다소 흔들리고 있다. 3년 전 디젤게이트에 이어 지난 7월부터 불거진 BMW 화재 사태로 인해 ‘클린디젤​ 신화도 금이 가기 시작했다. 이에 독일 수입차가 이들 일본 수입차 업체의 추격을 허용할지 주목된다. 

 

특히 ES300h는 렉서스의 대표 볼륨차종으로 지난해 총 8043대 팔리며 BMW 5시리즈와 벤츠 E클래스와 나란히 어깨를 견준 베스트셀링카다. 지난해 경쟁차종이었던 BMW 520d는 화재 사태로 인해 리콜 대상이 아닌 신형 모델마저 판매량이 급감했고, E클래스 역시 연식변경을 앞두고 공급 물량을 줄이는 추세다. 시장 공백을 기회삼아 크게 반등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반면 아발론은 수입차 중에선 단일 비교가 가능한 경쟁차종이 마땅치 않다. 같은 차급 시장에서 HEV 기관을 갖추고 경쟁력을 발휘하는 차종이 거의 없다. 이와 함께 국내선 처음 들여오는 플래그십 모델인 까닭에 가격대가 높아 국내 완성차와 비교도 어렵다. 다만 프리미엄 이미지에 힘 입어 시장에 독보적으로 수요를 가져갈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독일 수입차 업체의 할인 정책은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올 상반기 아우디, 폴크스바겐은 대대적인 할인정책을 통해 2년 만에 판매재개와 함께 수입 시장에서 벤츠, BMW 뒤를 이어 3, 4위를 기록했다. 이에 ES300h의 단일 판매량 순위도 밀려났다. 지난 7월 520d, 벤츠 E200, E300 4MATIC에 이어 올해 누적판매량 4위를 지켜오던 ES300h는 지난달 1014대 팔린 A6 35 TDI에 밀려 5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벤츠, BMW 역시 딜러사별 할인 정책을 통해 물량을 대거 털면서 1, 2위를 공고히 했다. 520d 는 7월 이후 판매량이 급감했지만 여전히 누적 판매량 중에선 7336대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독일 수입차에 비해 할인 폭이 좁은 일본 수입차가 가격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전망이 유력하다. 

 

업계선 HEV 특성상 일반 내연기관차와 달리 배터리 수급 문제로 인해 국내 물량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토요타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RAV4는 물량 공급에 차질을 겪으며 판매량이 다소 줄었다. 토요타 관계자 역시 “배터리 공급 문제”라고 원인을 짚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선 여전히 독일차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 일본차와 독일차의 수요층이 달라서 크게 겹치진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디젤스캔들로 직접적인 반사이익을 누리기는 어렵지만, 디젤, 가솔린차를 앞세운 독일차와 달리 친환경차를 앞세우는 차별화 전략은 유효하게 적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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