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해외주식예탁자산 압도적 1위…왕년 선두 삼성증권과 격차 '두 배'

해외 주식 잔고는 2018년 6월 말 기준. / 자료=각사


 

해외 주식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시장에서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의 희비가 엇갈렸다. 과거 이 부문에서 큰 두각을 보이지 않았던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1년간 적극적인 전략을 취하면서 독보적인 시장 점유율 1위로 올라섰다. 반면 이 부문에서 1위를 달리던 삼성증권은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이제 추격자 입장으로 바뀌었다. 

◇ ‘글로벌’ 강조했던 미래에셋대우, 해외 브로커리지 강자로 ‘우뚝’

미래에셋대우가 지난 1년동안 해외 직투(직접투자)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미래에셋대우가 지난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한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해외 주식 예탁자산은 5조4000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조8000억원대비 200%(3조6000억원) 증가했다. 올해만 놓고 보면 68.7%(2조2000억원) 늘었다. 미래에셋대우의 올해 상반기 해외 주식 예탁자산은 국내 증권사 중에선 가장 큰 규모다.

해외 주식 예탁 자산이 늘자 관련 수익도 증가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상반기 해외 자산을 통한 위탁매매 수익은 201억원이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이보다 26.3%(53억원) 증가한 25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상반기 미래에셋대우의 전체 위탁매매수익인 2838억원의 9% 수준이다.

미래에셋대우의 해외 주식 브로커리지 부문이 급격하게 성장한 배경에는 적극적인 해외 자산에 대한 투자 의지가 있었다. 박현주 미래에셋대우 회장은 지난해 신년사에서 “지난 10여 년간 힘을 기울여온 글로벌 투자도 이제 꽃을 피워나가고 있다”며 “앞으로 글로벌 자산배분과 글로벌 브로커리지를 통해 우량자산을 고객 여러분께 정직하게 공급하겠다는 고객 동맹의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해외주식투자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해외주식 관련 인력을 대폭 확충했다. 2016년 말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신설한 글로벌주식본부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대한 집중도를 높였다. 나아가 리서치센터와 글로벌주식본부와의 협업을 통해 해외 주식 관련 리서치도 강화했다. 이는 곧바로 성과로 이어졌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해외주식 평균 수익률은 15% 수준으로 나스닥 대비 2배를 넘어선다.

◇ 한 때 최강자였던 삼성증권, 이제는 추격자로

미래에셋대우 이전 삼성증권은 해외 주식 투자와 관련해선 업계에서 최강자로 군림했다. 지난해 2분기만 하더라도 삼성증권의 해외 주식 예탁자산은 2조500억원으로 미래에셋대우 1조800억원보다 많았다. 하지만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두 증권사들의 희비가 엇갈리기 시작했고 올해 상반기를 지나면서 격차는 두 배 가까이 벌어졌다. 삼성증권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해외 주식 예탁자산은 2조7400억원 수준으로 미래에셋대우보다 2조6600억원 적었다.

삼성증권 역시 지난해 해외 직투족을 잡기위해 공을 들였다. 지난해 10월에는 증권업계에선 처음으로 해외주식거래 최소 수수료를 인하했다. 나아가 삼성증권은 고액 자산가들의 자산 관리를 담당하는 프라이빗 뱅커(PB)들의 글로벌 투자 컨설팅 역량 강화를 위해 ‘PB 리서치 연구단’이라는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의 위해 해외 제휴 증권사 전문가들을 초청해 투자 컨퍼런스를 열기도 했다.

하지만 미래에셋대우와의 격차를 좁히는데는 역부족이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과거 드라이브를 걸었던 브라질 채권과 중국 후강퉁에서 고객들이 잇따른 손실을 본 후 해외 자산을 늘리는데 트라우마가 생겨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 반면 미래에셋의 경우 해외 브로커리지 확대에 주력한 시점과 미국 증시 상승이 맞물리면서 고객들의 호응이 남달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증권과 미래에셋대우의 해외 투자 성향이 달랐다”며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미국 중심의 투자가 이뤄졌던 데 반해 삼성증권은 중국과 홍콩, 일본 등 아시아 주식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고 말했다. 


실제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해외 주식 예탁자산에서 미국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57%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뒤이어 중국(17%), 홍콩(13%), 일본(8%), 베트남(4%), 기타(1%) 순이었다. 반면 삼성증권은 미국 주식 비중이 올해 상반기 35.7% 수준에 그쳤다. 이마저도 지난해 27.8%에서 높아진 것이다. 나머지는 일본·베트남 등(34.2%), 중국(21.8%), 홍콩(8.3%) 순이었다.

다만 삼성증권 역시 최근 프랑스 금융사인 소시에떼 제너럴(Societe Generale)과 유럽주식 관련 양해각서(MOU) 체결, 해외주식 투자 관련 이벤트 진행 등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향후 판세 변화 가능성은 남아 있는 상황이다. 미래에셋대우에 가려졌지만 이미 올해 상반기 기준 해외주식예탁자산 증가율도 올들어 미국, 일본시장의 투자 확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4% 증가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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