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로얄 장르, 전 세계적으로 흥행 성공…특정 장르 쏠림 현상은 경계해야

배틀그라운드 이미지. / 사진=펍지주식회사

지난해 ‘배틀그라운드’가 전 세계 돌풍을 일으킨 가운데 최근 급부상한 장르가 있다. 바로 ‘배틀로얄’ 장르다. 배틀로얄 장르란 다수의 유저가 최후의 1인이 남을때까지는 싸우는 방식을 말한다. 현재 여러 국내외 게임사들이 배틀로얄 장르 게임을 출시했거나 개발 중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러한 장르 쏠림 현상에 대해 우려의 시각을 보내고 있다.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종종 있었지만, 일부 게임을 제외하곤 대부분 서비스를 종료했기 때문이다.

배틀그라운드는 고립된 지역에서 최대 100명의 게이머가 서로 싸우며 최후의 1인을 가리는 배틀로얄 방식의 게임이다. 지난해 3월 스팀 얼리억세스 방시으로 처음 출시됐으며 지난해 12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특히 출시 직후 전 세계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최근에는 PC 및 엑스박스원 버전 누적 판매량 5000만장을 돌파하기도 했다. 개발사인 펍지주식회사에 따르면, 전 플랫폼 일일 유저 수(DAU)가 87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배틀그라운드 이전에도 배틀로얄 장르의 게임은 존재했다. 다만 비주류 장르 특성상 큰 빛을 보지 못했을 뿐이다. 배틀그라운드가 전 세계 흥행 돌풍을 일으키자 국내외 게임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배틀로얄 게임 개발에 나서기 시작했다. 이 가운데 에픽게임즈가 개발한 ‘포트나이트’의 경우 북미와 유럽에서 배틀그라운드의 아성을 넘어서기도 했다.

문제는 특정 장르 쏠림 현상이다. 과거에도 이러한 상황은 종종 발생했다. 지난 2005년 출시된 FPS게임 ‘서든어택’이 큰 인기를 끌자 당시 국내 게임사들 사이에서는 FPS 개발 붐이 일어났다. 몇몇 게임은 잠깐 인기를 끌기도 했으나, 대부분은 서든어택의 아류라는 평가를 받고 조용히 서비스를 종료했다.

마찬가지로 2009년 출시된 AOS 장르 게임인 ‘리그오브레전드(LOL)’가 전 세계 게임시장에 돌풍을 일으키자 해외 게임사를 비롯한 국내 게임사들은 AOS 장르 개발에 역량을 집중했다. 그러나 당시 개발된 게임 중 현재까지 서비스되고 있는 게임은 손에 꼽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게임시장에서 선점효과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말한다. 어떤 게임이 해당 장르의 대표격으로 자리잡으면 후속 게임이 이를 넘어서기가 사실상 쉽지 않다. 앞서 예를 들었던 서든어택이 인기를 끌었던 당시에도 서든어택의 그래픽을 뛰어넘는 게임들이 많았지만 결국 서든어택의 아성을 넘는데 실패했다.

마찬가지로 일각에서는 지금의 배틀로얄 열풍 역시 경계해야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게임의 성공은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결부돼야 가능한 것이지, 특정 장르만 가지고 성공하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선발 주자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에서 후발 주자가 이를 넘어서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사들이 우후죽순 특정 장르 개발에 나서게되면, 유저들은 상대적으로 게임의 선택 가짓수가 줄어들게 된다”며 “더 큰 문제는 이 가운데 흥행에 성공하는 게임이 극소수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흥행에 실패한 게임들이 늘어나게 되면 게임 생태계 전반적으로 투자가 위축된다”며 “이는 결국 신규 게임 출시 연기로 이어져 악순환을 일으키게 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