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업계 “잠식 우려”…LGU+ “수익배분 비율 조정 여지 있어”

/ 사진=셔터스톡
세계 1위 글로벌 동영상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가 이동통신사와의 제휴로 국내 시장 진입을 본격화하면서 방송 업계가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다. 방송업계는 넷플릭스의 수익 배분 구조, 막대한 자본 등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LG유플러스는 올해 하반기에 유플러스tv에 넷플릭스 콘텐츠 도입을 위해 넷플릭스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본격적인 콘텐츠 제공에 앞서 LG유플러스는 속도·용량 걱정 없는 데이터 요금제 가입자를 대상으로 넷플릭스 콘텐츠 3개월 이용권을 무료로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추가 논의가 이뤄지면 LG유플러스 IPTV 가입자들은 별도의 전용 셋톱박스 설치 없이 LG유플러스TV를 통해 넷플릭스 콘텐츠를 볼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고객들에게 다양한 콘텐츠와 선택권을 제공해서 궁극적으로 가입자 확보를 꾀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넷플릭스는 지난 2016년 케이블TV 업계 3위 사업자인 딜라이브와 콘텐츠 공급 계약을 맺은 것을 시작으로 이후 1위 사업자인 CJ헬로와도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이들의 수익 배분 구조에 대해서는 영업 기밀이라는 이유로 알려지지 않았다.

통상 넷플릭스는 전 세계적으로 콘텐츠 매출의 수익 배분을 자사가 90%를 갖고 나머지 10%를 사업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9 대 1의 수익 배분이 LG유플러스에게도 적용되는 것 아니냐’고 기자가 묻자,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무조건 다 똑같은 방식이 어디 있느냐. 조정될 여지가 있다”고 답했다.

17일 한국방송협회는 성명을 내고 LG유플러스와 넷플릭스의 제휴에 대해 비판했다. 협회는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와 국내 콘텐츠 사업자의 3분의 1 수준도 안 되는 수수료로 서비스를 계약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미디어산업 생태계 파괴의 시발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미국 드라마, 영화 등을 애청하는 이용자에게는 상당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기존 주문형 비디오(VOD) 매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은데 사실 뚜껑을 열어보기 전에는 잘 모른다. 예전에 영화 쿼터제가 도입되면 ‘한국 영화는 망한다’고 했었는데 사실상 기우에 불과했다. 오히려 넷플릭스의 투입으로 콘텐츠 활성화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방송업계에서는 넷플릭스의 적극적인 움직임에 대체로 반감을 나타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입장에서는 콘텐츠가 제값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콘텐츠 대가에 대한 내용은 밝혀지지 않아 알 수 없다”며 “넷플릭스가 대가를 잘 치른다면 제작자로선 전 세계로 자신의 콘텐츠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임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만약 넷플릭스가 콘텐츠 비용을 높게 쳐준다고 해도 외주 제작사들이 넷플릭스로 쏠려버리면 국내 플랫폼인 프로그램제공업체(PP)나 지상파 등은 인력을 잃게 돼 콘텐츠 질 저하가 우려된다”며 “넷플릭스가 결국 방송 시장을 잠식해 버리면 글로벌 기업이 국내 콘텐츠를 마음대로 주무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사업자들의 제휴에 대해 정부가 직접적으로 개입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를 시작으로 다른 이통사 역시 넷플릭스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 가입자를 뺏기지 않기 위해서는 제공되는 서비스 수준을 올려야하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해외에서도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방송사와 통신사업자를 공략했다. 이들과 선계약을 하고 시장에 진입한 뒤 1위 사업자도 공략하는 방식을 택했다.

유영상 SK텔레콤 코퍼레이트센터장은 “넷플릭스와 제휴 추진 가능성은 고객 입장에서는 새로운 경험이니 오픈해 검토할 수 있다”며 긍정적인 뜻을 밝히면서도 “다만 넷플릭스와 적절한 망 사용료 및 수익분배 이슈가 선제적으로 논의돼야 하고 국내 콘텐츠 생태계 영향도 면밀히 검토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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