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마감날 제안서 접수 몰릴 듯…전산시스템 등 강점 내세워 사활건 싸움 펼쳐

이미지 = 조현경 디자이너


34조원에 달하는 서울시금고 운영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시중은행들의 눈치경쟁이 시작됐다. 제안서 접수는 지난 25일부터 시작됐지만 마감일인 오는 30일까지 경쟁은행 탐색과 전략 세우기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26일 시중은행들은 모두 제안서 마감 당일인 30일 접수를 하겠다며 막판까지 물밑 경쟁을 벌일 태세다. 대입보다 뜨거운 사활을 건 눈치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 시금고 선정에는 103년 동안 금고지기 역할을 했던 우리은행 뿐만 아니라 국민, 신한, 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이 모두 경쟁에 참여할 전망이다. 기업은행은 이번에 제안서를 접수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시금고는 상징성 뿐만 아니라 향후 서울시 산하 구 금고까지 영업할 수 있다는 점 등 실익이 많은 사업으로 평가된다. 서울시 구 중 상당수가 단수금고를 운영하고 있는데 서울시금고 사업 수주가 영업 기반을 마련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시중은행들은 서울시가 처음으로 복수 사업자 구조로 가는 만큼 출혈경쟁에 대한 우려도 높지만 상징성이 큰 사업이라 반드시 수주를 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서울시는 금고 사업자 선정에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 및 재무구조의 안정성(30) 시에 대한 대출 및 예금금리(18) 시민의 이용 편의성(18) 전산시스템 등 금고 업무 관리능력(25) 지역사회 기여 및 시와의 협력사업(9) 5개 항목을 두고 은행들의 금고 운영 능력을 평가한다.

 

이중 재무구조 안정성 등은 시중은행 수준이라면 차이가 거의 않을 것으로 보여 전산시스템과 지역사회 기여 등에서 갈릴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전산시스템 측면에서는 우리은행이 앞섰다는 평가다. 이미 103년 동안의 서울시 협력경험이 녹아 있는 서울시금고 전산시스템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자 선정 후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다른 은행들 대비 우리은행은 기 구축된 시스템과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우리은행도 서울시금고 운영을 수성하겠다는 의지가 크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국민연금을 비롯해 주택도시기금, 수자원공사, LH공사 등 114개 기관 금고 경험이 있다서울시 관련 인력이 1600명에 달하는 것과 서울시에 가장 많은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것 등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들도 서울시 이외 시금고 운영 경험 등을 내세우며 이번에 서울시 사업을 따내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신한은행은 인천시 등 시금고 운영 경험을 내세우며 서울시금고 사업도 수주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인천시금고 사업을 수주할 때도 구축에 6개월이 걸린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45일만에 시스템 구축을 완료해 아무런 문제 없이 운영했다인천시 금고 운영 경험 등을 따졌을 때도 강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신한은행은 무디스 신용평가에서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AAA 등급을 받은 재무적 안정성도 내세웠다.

 

KEB하나은행도 대전광역시를 포함한 총 15개의 지방자치단체 금고 경험을 내세웠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47년간 무사고로 시금고를 운영했으며 금고 업무 경험이 있는 전문인력을 충분히 보유하여 안정적 금고 운영을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하나금융그룹은 전산통합센터를 청라로 이전해, 최신 하드웨어 구축 뿐 아니라 강화된 보안시스템을 적용해 안전한 자금관리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국민은행은 경찰공제회 등 최근 기관영업에서 선전하고 있는 점과 영업점 수 등을 내세웠다. 기관영업에서 강점을 발휘하고 있는만큼 이 여세를 몰아 서울시금고도 접수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서울시도 이번 시금고 사업자 선정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진행중인 상황이라 은행들의 제안서 접수 여부는 알려줄 수 없다민감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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