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승 주도 셀트리온, 내달 중순 코스피로 옮겨…"바이오주·기술주 전망 밝아 이탈 영향 제한적"

11일 코스닥이 16년여만에 900선 고지에 오른 가운데 지수 상승을 이끈 셀트리온이 내달 코스피로 이전 상장해 그 영향이 주목된다. 사진은 셀트리온 본사. / 사진=뉴스1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인 셀트리온이 내달 코스피로 이전 상장키로 하면서 그 영향에 투자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최근 코스닥 지수 강세는 셀트리온 급등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되는 까닭이다.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과 함께 바이오 업종 등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있어 셀트리온 이탈에도 코스닥 상승세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 내다본다. 다만 일각에선 대장주인 셀트리온 이탈이 투심 약화 등 코스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 코스닥 지수 상승, 셀트리온 3형제 빼면 ‘제자리’ 


코스닥 지수가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첫 거래일을 803.63으로 시작한 지수는 16일 901.23까지 상승했다. 11거래일만에 12.1%가 오른 것이다. 특히 최근 4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상승 기울기가 가팔라졌다. 게다가 지수가 900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02년 3월 29일 927.30을 기록한 이후 15년 9개월만에 처음이다. 


코스닥 지수 강세 배경에는 이른바 ‘셀트리온 3형제(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가 있다. 16일 기준 셀트리온 삼형제 시가총액 합은 67조1759억원(셀트리온 42조6143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 20조8342억원, 셀트리온제약 3조7274억원)으로 코스닥 전체 시가총액(315조9802억원)에서 21.2%를 차지한다. 코스닥150 지수 내에서는 35%가 넘는 비중이다. 그만큼 셀트리온 삼형제 주가 움직임이 코스닥 지수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이다.


실제 이들 종목을 올들어 크게 상승했다. 올해 첫거래일 22만3600원에 시작한 셀트리온은 이날 34만7400원에 마감하며 55.4% 상승했다. 같은 기간 셀트리온헬스케어는 42.8%가 올랐다. 셀트리온제약은 최근 3거래일에만 29.9%(상한가), 22.35%, 2.1% 급등하면서 연초 이후 82.7% 상승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 3형제를 제외하면 코스닥 지수 상승폭은 크지 않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지난 15일 보고서를 통해 “코스닥 지수는 지난 주 5.4%, 코스닥150은 10.9%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셀트리온 그룹주를 제외하면 각각 0.2%, 1.5% 상승에 그친다”고 밝혔다.


◇ 자리 빼는 셀트리온···코스닥 상승세 이어갈 수 있을까?


이러한 상황에서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이자 코스닥 대장주인 셀트리온이 코스피 이전을 앞두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지난달 5일 코스피 이전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청구서를 접수했다. 통상 청구서 제출 이후 45영업일 안에 상장 여부가 확정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달 중순에는 코스피로 이동할 전망이다. 


셀트리온 이탈은 직접적으로 코스닥 지수에 변화를 일으키진 않는다. 코스닥 지수는 비교시점 시가총액을 기준시점 시가총액(2001년 1월)으로 나눈 후 기준단위를 곱해 계산되는데 새로운 종목이 상장되거나 이탈할 때마다 그 종목 비중을 분모(기준시점)와 분자(비교시점)에서 모두 조정하는 까닭이다.


다만 셀트리온의 코스닥150 지수 편출에 따른 인덱스 내 구성종목에 미치는 영향은 다소 있을 전망이다.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닥150에서 셀트리온을 제외함에 따라 팔아야하는 셀트리온 주식은 8400억원 수준”이라며 “이 자금이 리밸런싱 되면 일시적인 수급 충격으로 단기적인 주가 변동이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셀트리온 이탈이 최근 코스닥 상승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제한적이라는 의견이 있다. 정다이 연구원은 “셀트리온 이탈 이슈와 1월 말에 풀리는 셀트리온헬스케어 보호예수물량 이슈가 겹치면 지수가 조정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조정 받더라도 조정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바이오 업종이 전반적으로 괜찮고 그동안 안 올랐던 산업재나 기술 업종쪽 이익 모멘텀도 괜찮은 상황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코스닥 지수 상승은 바이오 업종이 주춤했으나 반도체 업종이 오르면서 상승세를 이어나갔다.


일각에선 바이오주 투심 약화가 올 수 있다고 보기도 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스닥 바이오주는 실적과 관계없이 미래 이익에 대한 기대만으로 많이 오른 측면이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셀트리온의 이전 상장에 따른 저평가 국면이 해소되면 차익실현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바이오주 전체에 대한 조정으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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