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4년 전기차 상용화 성공…가솔린차 넘는 반짝 전성기 이끌기도

 

1884년 토마스 파커가 발명한 세계 최초의 전기차. / 사진=위키피디아

먼 미래의 얘기처럼 느껴졌던 전기차 시대가 점점 현실화하고 있다. 전 세계 완성차 업체들은 모두 전기차 개발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전기차 성능을 대폭 향상시키는 데 성공하며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오는 2020년을 기점으로 전기차 시장이 대변혁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볼보는 지난해 내연기관 시대 종식을 선언하며 2019년부터는 전기차 와 하이브리드차만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폴크스바겐은 95조원을 투자하며 2030년까지 총 300종의 전기차를 출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국내 완성차 업체 중에선 현대자동차가 전기차 개발에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 수소전기차 분야에서 토요타와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한 상태다.

 

세계 각지에서 개최되는 전시회에서도 전기차는 단연 자율주행기술과 함께 가장 뜨거운 이슈다. 완성차 업체들은 프랑크푸르트모터쇼, 제네바 모터쇼, 베이징 모터쇼 등에서 전기차 신기술 경쟁에 열을 올린다. 지난 12(현지시각) 폐막한 미국국제가전전시회(CES) 에서도 전기차는 뜨거운 감자였다. 중국 전기차 업체 바이톤은 스마트 전기차를 공개했고, 미국 전기차 업체 피스커는 한 번 충전으로 644주행 가능한 전기차를 선보였다.

 

전기차는 대기환경 문제와 맞물려 최근 가장 뜨거운 이슈로 부상했지만, 전기차 역사의 시작은 무려 18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기차 최초의 형태는 1832년 스코틀랜드의 사업가 로버트 앤더슨이 제시했다. 로버트 앤더슨은 원유 전기 마차를 최초로 발명했다. 따지고 보면 전기차는 1860년부터 형태가 잡히기 시작한 가솔린차보다도 역사가 길다. 최초의 자동차는 전기차였던 셈이다.

 

실생활에서 사용 가능한 전기차가 발명된 것은 1884년이다. 영국의 에디슨이라 불리는 토마스 파커가 전기차 상용화에 성공했다. 파커가 제작한 전기차는 유럽과 미국의 상류층 여성에게 인기를 끌며 1900년대 초반엔 가솔린차의 인기를 넘어서기도 했다. 전기차는 가솔린차에 비해 냄새가 적고 진동과 소음이 덜한 장점이 있었다. 무엇보다 당시 석유값이 지금보다 훨씬 비쌌던 탓에 전기차가 잘 팔릴 수 있었다.

 

다만 전기차의 전성기는 매우 짧았다. 석유 개발이 활성화하며 석유 가격이 떨어지고, 전기차의 단점인 배터리 문제가 부각됐다. 전기차는 그 당시 내연기관에 자리를 내준 이후 지금까지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있다.

 

한편, 최초의 상용 전기차를 개발한 토마스 파커는 뛰어난 기술자였지만 정치에도 큰 관심을 나타냈다. 1892년에는 자유당 소속으로 총선에 출마해 정치에 뜻을 보이기도 했다. 아쉽게도 선거에서는 패배했지만 치안판사로서 재판을 다루기도 해 기술과 정치를 모두 아우르는 균형잡힌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전기차 보급에 힘쓰는 것은 자동차 업체뿐만이 아니다. 정부 역시 미세먼지를 잡기 위해 적극적으로 보조금 정책을 펼치고 있다. 토마스 파커가 지금 시대에 태어났다면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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