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필드하남, 고객 체류시간 기존 대비 2배 이상 늘어… 백화점‧대형마트 부모와 아이들 위한 공간활용 동참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온라인 쇼핑몰에 한없이 밀리고 있는 오프라인 유통시설들이 키즈(Kids)를 위한 공간실험 등으로 부활을 꿈꾸고 있다. 공간은 곧 ‘매대’라는 전통적인 관념을 깨고 부모와 아이들이 맘껏 쉬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수익 창출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공간을 놓고 패러다임 바꾸는 실험에 돌입한 것이다.


이런 공간실험이 통할 수 있다는 것은 신세계 스타필드 하남점에서 어느 정도 증명됐다. 스타필드 하남점은 지난 2016년 9월 개점 후 1년간 2500만명의 고객들이 다녀갔는데 체류시간이 백화점, 대형마트에 비해 훨씬 길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필드 하남점에 따르면 고객 평균 체류시간(주차시간 기준)이 기존 유통시설대비 2배 이상인 5.5시간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목할 부분은 방문객들이 매장 어디에 있었느냐다. 신세계 관계자는 “스타필드 하남 엔터테인먼트 공간 중 최고 인기 시설인 아쿠아필드와 스포츠몬스터는 각각 51만명, 25만명 방문했다”고 밝혔다. 이곳은 기존 쇼핑 시설과는 달리 레저와 엔터테인먼트를 중심으로 관광과 즐길거리를 목적으로 방문하는 가족단위 고객들을 위한 공간이다.

사실 백화점 등 대형 쇼핑시설에 대한 평판은 그곳에 어떤 브랜드가 입점했는지 등이 평가의 기준이었다. 그러나 유통업계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고객의 ‘소비’ 보다 ‘시간’을 빼았겠다”는 전략이 아이를 가진 한국 부모들에게 충분히 어필했다고 평가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스타필드의 개점 후 공간을 바로보는 관점이 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를 가진 우리나라 부모들의 눈높이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주차장 안전, 먹거리, 즐길거리 등 다양해야 찾는다. 기존 시설로는 어림도 없다”고 말했다.

이런 공간실험은 오프라인 유통업계 전반으로 빠르게 전달되고 있다. 롯데마트의 경우 지난해 4월 서울 양평점을 개점하면서 부모와 아이들이 음식을 먹고 쉴 수 있는 휴식공간인 어반포레스트를 매장 1층 전면에 내세웠다. 작년 7월에 오픈한 서초점에서도 공간활용 마케팅은 이어졌다.

고객들의 반응 역시 뜨겁다. 주부 김미진(34)씨는 “일단 아이들과 함께 쉴 수 있다는 것에 크게 만족한다. 여기에서 오래 머물러도 간섭하는 사람도 없어 맘편히 쉴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서초점 어반포레스트/사진=롯데마트

여전히 전통적 공간활용에 머물러 있는 백화점도 변화의 물꼬가 트일 것으로 보인다. 현대대백화점은 천호점 ‘키즈&패밀리관’을 총 4000㎡(약 1200평) 규모로 리뉴얼해 지난 5일 오픈했다. 이곳은 유·아동 대상 특화 콘텐츠로 꾸며진 대규모 키즈 전문관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천호점 키즈&패밀리관을 기존 의류 및 육아용품 판매 공간에서 탈피해 가족단위 고객이 함께 머물며 즐길 수 있는 체험 및 휴식 공간으로 꾸미기 위해 관련 콘텐츠를 대폭 확대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천호점 키즈카페 / 사진=현대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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