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에서부터 시작되는 정숙감…큰 덩치에도 날카로운 코너링 돋보여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브랜드 대형 세단 EQ900. / 사진=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대표 모델 ‘EQ900’는 안락했다. 운전석에 올라타는 순간부터 주차 후 다시 차에서 내릴 때까지 안락함이라는 단어가 오감을 지배했다. 시트는 운전자를 뒤에서 꽉 잡아줬고, 선명한 헤드업디스플레이(HUD)와 오토홀드 등의 기술들은 시종일관 운전자의 주행을 도왔다. 노면 소음이나 풍절음은 없었다. 심지어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도 안락함이 느껴졌다.

 

안락함을 무기로 한 EQ900는 수입차의 광폭 횡보에도 자기만의 고유 시장을 확보하고 있다. 과거 에쿠스가 그랬듯 50~60대 연령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올해 월평균 1044대의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신차효과는 사라진 지 오래지만, 출시된 지 약 2년이 다 돼간다는 점을 고려하면 나름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에쿠스를 계승한다는 의미로 ‘EQ’라는 이름을 따왔는데, 이름값은 톡톡히 하는 중이다.

 

EQ900 3.3 가솔린 터보 모델을 타고 서울 내외곽을 약 140달렸다. 시승차는 최대출력 370마력에 최대토크 52.0·m의 달리기 능력을 갖췄다. 가속은 부드러우면서도 묵직했고, 제동 역시 밀림 없이 단단했다. 특히 가파른 곡선 구간에서의 조향능력이 뛰어났는데, 전장 5205mm, 전폭 1915mm의 큰 덩치에도 노면에 딱 달라붙어 날카롭게 코너를 타고 나가는 능력이 감탄사를 자아냈다.

 

특히 오르막과 내리막 구간에서 EQ900의 주행성능이 두드러졌다. 계속되는 비탈길에서도 가속 페달을 밟으면 무리없이 치고 올라갈 정도로 힘이 넘쳤고, 내리막에서는 안정된 코너링 덕분에 감속 페달을 최소한으로 밟으며 속도를 그대로 가져갈 수 있었다. 반복되는 곡선 구간에서도 정숙감이 유지됐다.

 

가장 인상 깊은 정숙성은 시트에서부터 시작했다. 뒤에서 몸을 감싸 안는 듯한 시트 덕분에 떨림이나 흔들림이 적었다. 여기에 전자제어 서스펜션이 적용돼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도 출렁거림이 최소화됐다. 전자제어식 서스펜션은 서스펜션의 높낮이가 아닌, 감쇄력을 수시로 변화시켜 안정적인 거동을 가능케 하는 기능이다.

 

주행모드는 총 4가지로 이뤄져 있다. 운전자는 스마트, 스포츠, 에코, 인디비쥬얼 중 하나의 주행모드를 설정할 수 있는데, 이 중 스마트 모드는 운전자의 주행 성향과 운전 상황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최적의 주행모드로 자동 변경시켜 주는 인공지능 주행모드다. 그러나 스마트 모드를 온전히 체험하기엔 시승 기간이 너무 짧은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스포츠 모드로 설정하고 주행했을 때는 스마트 모드와 확실한 차이가 느껴졌다. 핸들링, 가속페달, 감속페달 등 응답속도가 민첩해졌고,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 스마트 모드에서 들리지 않던 엔진음이 실내에 가득 차 주행 재미를 더했다.

 

이밖에 EQ900에는 고속도로 주행지원시스템(HDA)가 적용됐다. HDA는 차간거리제어기능(ACC), 차선유지시스템(LKAS), 네비게이션 등이 융합된 기술로, 고속도로 주행 시 앞 차와의 거리를 유지하며 자동으로 운전하는 반자율주행 시스템이다.

 

EQ9003.8 가솔린, 3.3 가솔린 터보, 5.0 가솔린, 5.0 리무진 4 가지 트림으로 구성돼 있으며 각각 가격은 3.8 모델 7500~1900만원 3.3 터보 모델 7900~11300만원 5.0모델 11800만원 5.0 리무진 154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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