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골격 대체적으로 원안 유지…SOC 예산, 전년 대비 14.2% 급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 등이 6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차수 변경으로 열린 본회의에서 새해 예산안 처리 후 밖으로 나오고 있다. / 사진=뉴스1

6일 진통 끝에 내년도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사람중심경제의 큰 정부가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가 주창하는 복지 확대 정책 추진에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6일 새벽 0시31분, 2018년도 예산안이 국회 본회의서 가결처리됐다. 정부가 국회에 예산안을 제출한 날부터 97일만이다. 법정시한을 넘긴 지는 나흘만이다.

이날 예산안 처리를 위한 국회 본회의는 지난 5일 오후 9시경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여야 간 찬반 토론이 이어지면서 4시간가량만에 예산안에 대한 표결이 진행됐다. 자유한국당은 토론이 끝난 후 표결장을 나가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일단 내년도 예산안 전쟁에서 정부와 여당의 승기를 잡은 셈이다. 자유한국당의 보이콧 아래 처리됐지만 여소야대 국면에서  대체적으로 정부의 원안을 토대로 한 합의안을 이끌어 낸 것이다.

소득세법 개정안은 정부안대로 통과됐다. 최저임금 인상분 보전을 위한 일자리 안정자금도 정부 제시안 그대로 관철됐다. 기초연금 인상은 시기만 늦춰졌을 뿐 정부안 그대로 처리됐고, 법인세 인상 경우 과표구간도 상향조정(2000억원→ 3000억원)됐지만 최고세율(25%)은 원안 그대로 유지됐다.

여당은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 최대 쟁점이었던 공무원 증원에서도 정부안 1만2221명에서 2746명 축소한 9475명 수준에서 ‘선방’했다. 심사 과정에서 자유한국당은 공무원 증원 규모를 7000명까지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연평균 공무원 충원 규모가 7000명인 점을 감안하면 여당은 비교적 좋은 성적을 냈다고 볼 수 있다.

6일 예산안 통과 후 우원식 원내대표(더불어민주당)는 “우리가 추구한 것은 다 됐다”며 안도감을 표출했다. 같은 날 문재인 대통령도 우 원내대표에게 전화해 “수고하셨다”고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가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가장 많이 삭감한 분야는 보건·복지·고용 부문이다. 정부 원안에 비해 1조5000억원 감액한 144조7000억원 수준에서 통과됐다. 하지만 정부 원안에서는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당초 정부가 올해 예산안과 비교해 보건·복지·고용 부분을 크게 올려잡았기 때문이다.

이 외 12개 세부 분야 가운데 보건·복지·고용를 포함해 외교·통일(4조8천억원→4조7천억원), 일반·지방행정(69조6천억원→69조원) 3개 분야 예산이 정부안 대비 줄었다.

반면 사회간접자본(SOC·17조7천억원→19조원)을 비롯해 교육(64조1천억원→64조2천억원), 문화·체육·관광(6조3천억원→6조5천억원), 환경(6조8천억원→6조9천억원), 연구·개발(19조6천억원→19조7천억원), 산업·중소·에너지(15조9천억원→16조3천억원), 농림·수산·식품(19조6천억원→19조7천억원), 국방(43조1천억원→43조2천억원), 공공질서·안전(18조9천억원→19조1천억원) 등 9개 분야는 증액됐다.

SOC의 경우 삭감폭은 줄긴 했지만 전년 대비 예산은 14.2% 급감했다

한편 이날 국회는 법인세법·소득세법 개정안 등 쟁점 예산부수법안들도 함께 처리했다. 정부는 법인세법·소득세법 개정으로 연간 총 3조4000억원의 세금이 더 걷힐 것으로 추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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