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약 2주 복용하면 균 전염력 소실…환자 물품이나 음식 통해서는 전염 없어

그래픽=김태길 디자이너
수능시험을 앞두고 집단 결핵이 발생해 교육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전문가들은 결핵 환자 주변인들은 의심증상 발생 시 서둘러 진찰을 받아야 한다고 권유한다.              

 

최근 강원도 춘천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학생 13명이 잇따라 결핵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보건당국은 전교생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전수검사를 실시했다. 강원도교육청도 오는16일 수학능력시험을 앞둔 고 3학생들 채혈 샘플을 우선 검사하고, 그 결과를 14일까지 통보해 줄 것을 요청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결핵은 지난 1882년 독일 세균학자 로버트 코흐가 결핵 병원체인 결핵균을 발견함으로써 세상에 알려진 질환이다.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생명을 앗아간 감염 질환으로 평가 받는다.            

 

특히 한국의 결핵 발생률은 전 세계적으로 높은 편이다. 우리나라 결핵 발생률은 지난 2015년 기준 인구 10만명 당 80명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꼴찌 수준이다. 

 

이와 관련, 장유진 상계백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과거 결핵을 앓았거나 잠복결핵을 갖고 있는 환자들이 예상보다 많은 것이 한국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잠복결핵을 갖고 있는 일반인들은 결핵 환자로 집계되지 않아 전체 규모를 추산하기도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65세 이상 고령인구 중 잠복결핵 보유자를 절반 가량으로 추정한다. 잠복결핵은 간단한 피검사로 확인이 가능하다.  

 

결핵은 결핵 환자에서 나온 침방울 혹은 비말핵에 의해 감염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결핵 발생의 구체적 원인은 감염, 흉부 X선상 섬유화된 병변 존재, 에이즈, 규폐증, 만성 신부전 및 투석, 당뇨병, 면역 억제제 투여, 위장 절제술 및 공회장 우회술 등 수술력, 영양실조 및 심한 저체중 등이 있다.        

 

한 가지 주의 깊게 봐야 하는 것은 결핵환자로부터의 실제 감염 여부다. 과거 1960년대나 70년대에는 결핵 환자가 다른 사람에게 병을 옮기지 않도록 환자를 병원이나 요양소 등에 격리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의학과 제약기술 발달로 2주 정도만 의약품을 복용해도 결핵균 전염력이 거의 소실된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결핵 환자들이 입원을 하거나 격리생활을 할 필요도 없다. 환자가 사용하는 식기, 의류 등 물품이나 음식을 통해서도 전염되지 않는다. 결핵은 유전되는 병도 아니다.  

 

전문가들은 결핵을 진단 받고 치료를 시작한 이후가 아니라 ,결핵을 진단받기 이전 시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결핵환자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에서 결핵이 의심되는 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의사 진찰을 받는 것이 필수다. 

 

결핵은 감기나 다른 폐질환과 관련된 증상으로 취급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증상만 놓고 보면 결핵인지 아닌지 판단이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기침과 가래 등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될 경우 결핵에 관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권유한다.     

 

결핵 증상은 호흡기와 관련된 증상과 전신 증상으로 구분한다. 호흡기 증상으로는 기침이 가장 흔하다. 가래나 피섞인 가래가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전신 증상에는 발열, 쇠약감, 신경과민, 식욕부진, 소화불량, 집중력 소실 등이 있다.     

 

결핵을 예방하려면 BCG 접종이 필수다. BCG는 결핵에 대한 면역을 갖게 하는 백신이다. 결핵균에 감염되기 전 BCG 접종을 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발병률이 1/5로 줄어든다. 이 효과는 10년 이상 지속된다.  

 

잠복결핵을 갖고 있는 일반인들은 면역력 유지와 건강관리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균형잡힌 식단을 통한 영양관리와 금연, 금주 등을 통해 만일의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장유진 교수는 “과거 결핵을 앓았던 환자가 완치됐더라도 결핵균이 체내에 남아 잠복결핵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며 “결핵환자 치료에는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하는 식이요법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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