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맥주·갈치국·과자 등 인기…제품 다양성 부족·비싼 가격은 불만 요인

지난해 1인가구가 500만을 넘어서면서 유통업계가 이들을 잡기 위해 전략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1인 가구가 500만을 넘어서면서 유통업계가 이른바 ‘혼술족’들을 겨냥한 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소용량‧소포장의 가정간편식(HMR)과 저용량 주류‧안주 등이 20~30대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다. 1인 가구 증가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유통업계의 전략적 상품 개발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인 가구는 530만명을 넘어섰다. 1인가구의 구성비는 27.8%에 달하며 지난 2010년보다 약 100만 가구가 늘었다. 최근 15년 사이 1인 가구는 무려 2배 이상 증가했다. 이 같은 1인 가구의 가파른 증가는 식료품 업계의 마케팅 전략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이사는 “신선식품과 밀 솔루션(Meal Solution)을 중심으로 소용량 상품 및 소포장 상품을 확대하며 기존 대형마트의 판매 공식을 깨는 새로운 상품 전략을 추진한다”고 말했다.

1인 가구 증가로 소비패턴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반면 유통업계의 상품 전략수립은 늦은 편이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1인 가구 소비행태와 소비자 문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1인 가구 소비자들은 소용량 제품의 부족을 가장 큰 불만으로 꼽았다.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응답도 많아 업계가 소비자들의 니즈(needs)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인 가구를 위한 상품개발은 주류와 식품업계에서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다. 롯데마트는 혼술족을 겨냥해 지난 4월부터 미국 위스콘신주에 위치한 ‘만하스 브루어리’에서 제조된 수제맥주인 크래프트 비어를 운영해 ‘아메리칸 IPA(355ml)’와 ‘아메리칸 Pale Ale(355ml)’을 선보였다.

CJ제일제당은 소용량‧간편식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데 초점을 맞춰 1인용 ‘고메(Gourmet) 냉장 간편식’을 시장에 내놓았다. 이마트는 1인가구가 쉽게 접하기 힘든 지역특산물을 간편식으로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제주 특산 메뉴 ‘갈치국’을 전용소스로 비린맛을 없애고 간편하게 맛볼 수 있도록 했다.

1인 가구의 ‘장보기’가 최근 대형마트에서 편의점으로 옮겨가자 한 입 크기로 먹을 수 있도록 한 ‘리사이징(Resizing)’ 전략도 각광받고 있다. 최근 오리온은 35년 만에 다이제의 사이즈를 줄인 ‘닥터유 다이제 미니’를 출시했다. ‘한 입에 먹을 수 있는 크기로도 만들면 좋겠다’는 의견을 반영한 상품 개발이다. 오리온은 앞서 전통 인기제품인 ‘초코파이’와 ‘후레쉬베리’를 편의점 전용 2개들이 패키지를 내놓아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기도 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최근 식음료업계에서는 소비자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획일화된 규격과 고정관념을 깬 제품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며 “다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고객 친화적인 제품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오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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