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은행장에 이동빈 전우리은행부행장 내정…우리은행 기업 부실여신 줄인 일등공신

 

이동빈 전 우리은행 부행장. / 사진=수협

수협은행 차기 행장으로 이동빈 전 우리은행 부행장이 내정됐다. 수협은행이 행장 공백을 맞은지 7개월여 만이다. 이동빈 후보자는 우리은행 재직당시 기업 부실 여신을 줄여 우리은행 건전성을 높인 여신전문가로 꼽힌다. 공적자금 상환 및 자산건전성 개선이 필요한 수협입장에서는 여신전문가인 이동빈 후보자를 최적의 인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19일 SH수협은행에 따르면 전날 행장추천위원회(이하 행추위)가 실시한 후보자 면접에서 이동빈 전 우리은행 여신지원본부 부행장을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이 후보자는 오는 19일 이사회와 24일 주주총회를 거쳐 행장으로 최종 확정된다. 임기는 이달 25일부터 3년 간이다.

행추위는 은행장 공모에 지원서를 낸 14명에 대한 심사를 마치고 행추위 위원 5명 중 4명 이상의 찬성으로 이 전 부행장을 은행장 후보로 결정했다. 행추위는 “이 후보자가 35년간 은행 경험을 갖춘 여신관리·금융전문가”라며 “출범 1주년을 맞이하는 수협은행의 경영 안정화와 경쟁력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자는 1960년 강원 평창 출생으로 원주고와 부산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83년 상업은행에 입행해 우리은행 기업금융단 상무, 우리은행 여신지원본부 부행장을 거쳐 현재 (주)우리피앤에스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이 행장 내정자는 2009년이후 8년간 이어진 관료출신 행장 체제를 민간출신으로 바꾼데다 ​지난해말 SH수협은행이 수협중앙회에서 ​54년만에 분리된후 첫 수장에 오르는 인물이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이 후보자 내정과 관련해, 수협은행의 공적자금 상환 및 자산건전성 개선이라는 과제가 크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수협은행은 외환위기 여진이 남아 있던 지난 2001년 공적자금 1조1581억원을 지원받은 바 있다. 수협은 이를 2027년까지 상환해야 한다. 또 올해 6월 말 기준 수협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85%로 지난해 말 1.22%보다 개선됐지만, 여전히 주요 시중은행보다 높은 편이다. 자산건전성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러한 복합적인 상황으로 인해, 수협은 여신전문가인 이 후보자를 내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후보자는 우리은행 여신지원본부 부행장으로 근무하면서 불량 여신을 줄여 우리은행 건전성을 높인 1등 공신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특히 이광구 우리은행 행장과 함께 리스크 관리 전략인 ‘뒷문 잠그기’를 실행해 우리은행의 자산건전성 지표를 크게 개선한 바 있다.

앞서 행추위는 두번의 공모를 실시했으나 그때마다 행추위 내부에서 정부측 위원들과 수협측 위원들간 이견차를 좁히지 못해 후보 추천이 불발됐다. 내부인사를 선임해야 한다는 수협측 논리와 막대한 공적자금 투입을 이유로 이에 반대하는 정부위원측 논리가 팽팽하게 맞선 탓이다. 행추위는 세 번째 시도 만에 이 후보자를 행장으로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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