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1단지 3주구·대치쌍용 등 건설사들 전의 다져…초과이익환수제 부활 앞두고 연말까지 경쟁 치열할 듯

 

연내 시공사 선정 예정인 서울 강남권 주요 재건축단지 / 자료=업계 취합

 

지난달부터 이달 중순까지 건설업계의 최고 관심은 강남권 재건축 수주전이었다. 지난 15일을 끝으로 이른바 빅3 사업장으로 불리는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와 잠실 미성·크로바, 잠원 한신4지구까지 시공사 선정을 완료함으로써 일단락된 상태다. 세 곳의 공사비 규모만도 자그만치 4조원이다. 대어를 둔 국내 최고 건설사들의 경쟁은 막을 내렸지만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기 위해 사업진행에 속도를 내는 사업장이 여전히 남아있는 만큼, 건설사들의 시공권 확보 경쟁은 연말까지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 조합은 지난 10일 시공사 현장설명회를 열었다. 이곳에는 공사비 2조6000억원 규모의 1·2·4주구 사업권을 사수한 현대건설을 비롯해 GS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롯데건설, 현대산업개발 등 국내 대형건설사 측 관계자 대부분이 참석하며 뜨거운 열기를 증명했다. 3주구 조합은 내달 25일 입찰 마감을 하고 12월 17일 시공사 선정총회를 열 계획이다. 가장 적극적인 건설사는 현대산업개발인데, GS건설 역시 1·2·4주구에서 패배한 후 OS요원을 투입해 조합원들에게 해당 사업장 참여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연내에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인 강남구 대치동 쌍용2차 사업장을 두고는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이 격돌한다. 지난 8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쌍용2차는 공사비 1400억원 규모로 상대적으로 사업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영동대로 통합개발로 큰 수혜를 입을 상징적 입지인만큼 1군 건설사들의 양보없는 격전이 이뤄지고 있다. 현대건설은 반포1주공단지 수주 여세를 몰아 이곳도 차지하겠다는 각오이고, 대림산업은 서초구 반포 아크로리버 파크와 신반포 아크로리버뷰 브랜드 인지도를 앞세우고 있다.

이외에 송파구 문정동 136 일대 재건축조합도 곧 시공사를 선정한다. 단지는 서울시 송파구 문정동 136번지 일대에 지하 2층∼지상 18층 규모의 아파트 1265가구와 부대 복리시설을 신축하는 것으로, 총 공사금액은 2462억원이다. GS건설은 대림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전에 나섰다.

이처럼 국내 손꼽히는 건설사들이 시공권 경쟁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내년 이후론 사업성이 우수한 정비사업 수주 물량이 대폭 줄어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재건축 조합들은 내년 부활이 예고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기 위해 연내에 시공사를 선정하고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하며 속도전을 벌이는 상황이다. 조합들은 수익성을 이유로 내년 이후로는 재건축 사업이 지금과 같이 활발히 추진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이에 따라 건설사들도 정비사업 수주 물량이 현저히 줄어들 수 밖에 없다.

특히 앞으로 남은 연내 시공권 확보경쟁은 건설사들의 자존심을 건 싸움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일찌감치 2조6000억원 규모 대어를 낚으며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총액 4조6000억원으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한 현대건설을 제외하고는 2위 대우건설, 3위 GS건설, 4위 현대산업개발 등의 현재까지 수주총액은 1조 후반~2조 초반대로 추후 시공권 확보 결과에 따라 순위가 뒤바뀔 여지가 충분해서다. 다만 정부의 처벌 수위 강화와 경찰 수사까지 이뤄지는 등 당국의 엄격해진 감시망은 수주전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편, 최근의 재건축 시공사 선정에는 단순히 건설사나 조합원의 관심을 넘어 이해관계가 없는 일반인들도 관심을 두는 모습이다. 시공권 확보를 위해 건설사들이 제시한 조감도를 통해 인피니티풀, 오페라하우스, 아이스링크, 야경감상 브릿지 등 지금의 아파트에선 찾아볼 수 없는 한단계 진일보한 주거단지 모습을 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방배동의 한 거주자는 “최근 시공사를 선정한 재건축 조합은 아니지만 미래의 아파트가 어떻게 변모할지를 알아본다는 측면에서 흥미롭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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