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셉트 차량 디자인 고수…“LC500은 젊어진 렉서스 증명하는 모델”

“사람이 바뀌지 않으면 새로운 것도 만들어지지 않는다.”

렉서스가 5년 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내놓은 디자인 콘셉트 차량 LF-LC를 오롯이 완성차로 구현한 사토 코지 렉서스 수석 엔지니어(상무이사)는 “기술적인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되레 사람에 집중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사토 수석은 15일 용인 스피드웨이서 열린 ‘익스피리언스 어메이징 데이’에 나와 “LC500의 탄생 뒤에는 엔지니어 개개인의 하나됨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LC500은 렉서스가 추구하는 미래 가치를 담은 플래그십 쿠페로 통한다. 2012년 앞으로의 디자인 방향성을 담은 실험 모델 정도로 평가받았던 콘셉트 차량 LF-LC가 양산차로 재등장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LF-LC를 접한 사람들은 렉서스가 제시한 거대한 스핀들 그릴 등에 반응했고, 토요타 아키오 토요타 사장은 디자인 변경 없는 완성차 개발을 결정했다. 

 

렉서스 LC500 개발을 주도한 사토 코지 렉서스 수석 엔지니어(상무이사). / 사진 = 렉서스코리아


사토 코지 수석 엔지니어는 “콘셉트 차량 디자인을 그대로 살려 완성차로 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고 토로했다. 사토 수석은 “일반적으로 자동차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는 접근 방법이 다르지만, LC500은 디자인을 확정한 이후 개발을 진행했다”면서 “디자인 만은 절대로 손대지 말라는 아키오 사장의 요구에 더해 스포츠카에 맞먹는 주행 성능까지 담아야했다”고 설명했다.

사토 수석은 차량 외관을 그대로 둔 채 운전 즐거움까지 줄 수 있도록 차를 개발하는 게 어려운 과제였지만, 해결의 실마리는 모두 사람에서 나왔다고 얘기한다. 사토 수석은 “실현 불가능한 디자인은 실현 가능하게 외관 디자인을 변경하는 게 그동안의 개발이었지만, 이번엔 달랐다”면서 “개개인의 능력을 하나로 잇기 위해 구성원 간 일체감 형성에 힘썼다”고 말했다.

사토 수석은 개발 과정과 관련한 모든 얘기를 하나로 모아 구성원과 공유했다. 오자키 슈이치 타쿠미(장인) 드라이버와 마스터 드라이버인 아키오 사장의 주행 성능 평가는 물론 개발팀 내 개개인이 자리한 위치와 열정, 노력까지 나눴다. 사토 수석은 “당초 본인이 맡은 부분 만을 생각했지만, 스토리 공유 이후 일체감이 생겼고 개발도 속도를 냈다”고 평가했다.

사토 수석은 “개발을 진행할수록 장애로 여겨졌던 디자인이 고성능 차량 개발 지향점과 닮았다는 점을 깨달았다”면서 “LF-LC가 가진 디자인 특징인 뒤로 빠진 운전석과 저중심 구조는 고성능 차량에서 요구되는 관성 제어를 위해 필요한 사항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스포츠카를 보고 멋있다고 생각하는 부분 모두를 LF-LC가 갖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렉서스 LC500. / 사진 = 렉서스코리아

렉서스 LC500은 배기량 4969cc 엔진을 얹은 가솔린 모델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얹은 배기량 3456cc LC500h 두 종류로 출시됐다. 특히 하이브리드 모델은 뒷바퀴 차축에 4단 자동변속기를 연결해 10단 변속기 성능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멀티스테이지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됐다. 가솔린 모델은 5.0ℓ V8 엔진으로 477마력, 55.1㎏·m의 힘을 낸다.

사토 코지 수석 엔지니어는 LC500을 개발할 당시 캘리포니아 해안도로를 반복해서 주행했다무엇보다 포르쉐 911, 재규어 F-타입,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 등 다른 고성능 럭셔리 차량과 비교 시승을 하면서 렉서스의 강점인 차량이 작다고 느껴질 정도의 부드러운 조향성능, 그리고 가속리듬이 가미된 가속감을 LC500에 녹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와세다 대학교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사토 코지 수석 엔지니어는 1992년 토요타에 입사해 25년여 시간 동안 꾸준히 차량 섀시 및 제품 개발을 담당했다. 중형 세단인 렉서스 GS 역시 사토 수석이 주도해 완성된 차량이다. 사토 코지 수석 엔지니어는 “LC500은 젊어진 렉서스를 대표하는 차량”이라며 “앞으로의 변화 방향까지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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