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등 공급자 위주 품목 수출호조 영향...사드 영향으로 위안화 결제 비중 5년만에 감소
올해 상반기 원화결제가 엔화 결제 비중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수출대금을 원화로 받는 비중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출대금 원화 결제 비중은 지난해 하반기보다 0.1%포인트 상승한 3.0%를 기록했다. 원화결제가 엔화(2.8%)를 넘어선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은은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공급자 위주 품목 수출 호재가 원화결제 상승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또 이란과의 거래도 크게 작용했다고 발표했다. 이란에 대한 국제 제재로 달러화 결제가 막혔던 여파가 남은 탓이다.
원화는 2010년 처음 1%를 넘어선 이후 꾸준히 증가세다. 반면 엔화는 2012년 하반기(4.4%)부터 내림세를 나타냈다.
수출 내 중국 비중은 5년만에 처음 하락했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로 대(對) 중국 수출이 급감한 탓으로 분석된다.
올해 상반기 중국 수출 비중은 지난해 하반기보다 2.6%포인트 떨어진 23.4%를 기록했다. 달러화(84%)는 여전히 수출대금 결제 통화에서 강세를 나타냈다.
올해 상반기 수입대금 결제시 원화 비중은 지난해 하반기보다 0.3%포인트 하락한 5.9%를 기록했다. 이란 제재가 풀린 후 원화 외 유로화 결제가 늘어난 영향이다.
또 원화결제 비중이 높은 미국, 유럽의 승용차, 의약품에 대한 수입 둔화도 크게 작용했다. 수입할 때 원화로 결제하면 기업, 국내 은행들의 외화 조달 부담은 줄어든다.
이에 반해 올해 상반기 엔화 비중은 7%를 기록했다. 2012년 상반기(7.3%)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장비 등에 대한 수입 증가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 관계자는 "원화 결제가 늘면 장기적으로 원화 국제화를 위한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