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러시아·체코 등 잇단 원전 건설계획 밝혀…탈핵기조 국내 원전시장 대안으로 부상

14일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신고리 5·6호기 건설 현장에 일부 남겨진 근로자들이 건설 현장을 지키고 있다. / 사진= 뉴스1
해외에서 원전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에도 세계 각국에서 원자력 설비를 갖출 계획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이에 정부의 탈(脫)핵 기조로 위축이 불가피한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에 대한 국내 건설업계의 기대감도 커지는 상황이다.

14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건설업계의 발전소 공종 해외 수주총액은 37억7700만 달러로 나타났다. 이같은 추세라면 수주총액은 지난해(39억650만 달러) 수준을 넘을 전망이다.

이같은 국내 건설업계의 발전소 수주액 증가는 해외 각국의 높은 원전수요에 기반한다. 세계원자력협회(WNA)가 지난달 발간한 ‘2017 세계 원자력 성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원자력 설비용량은 직전해 대비 9.1GWe(1GWe는 원전 1기 설비용량) 가량 증가했다. 그만큼 추가로 건설된 원전이 많은 셈이다.

지난해 원전 설비용량은 25년 만에 최대치다. 지난 25년 간 새로 건설된 원전 설비용량은 지난해 절반 정도에 그쳤다. 아울러 전 세계에서 가동 중인 원전 설비용량은 사상 처음으로 350GWe를 뛰어넘었다. 지난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태’로 가동이 정지된 일본의 원전 설비용량(약 40GWe)를 제외했음에도 역대 최고치다.

높은 설비용량을 바탕으로 원전에서 생산한 전력도 증가 추세다. 지난해 원전으로 생산된 전력은 2476TWh(테라와트시)로 직전해 대비 35TWh 가량 증가했다. 원전에서 생산한 전력이 4년 연속 증가한 결과다.

세계 각국은 원전 설비를 증설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중국은 오는 2020년까지 58GWe의 원전 설비용량을 확보한 뒤 30GWe를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러시아는 오는 2030년까지 11기의 신규 원전 도입한다. 체코와 남아공도 각각 2030년. 2035년까지 추가 원전건설을 추진 중이다.

해외의 높은 원전수요는 국내 건설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최근 정부는 탈핵기조 하에 신규 원전 건설계획을 잠정 중단할 방침을 밝혔다. 그 일환으로 건설 중인 신고리원전 5‧6호기 작업중단을 한국수자력원자력 측에 요청했다. 아울러 정부가 전력수급기본계획 입안에 영향을 주는 ‘(전력)수요전망 워킹그룹’은 오는 2030년 국내 전력수요 전망치를 종전 대비 낮췄다. 앞으로 정부기조 하에 국내 원전시장 위축이 점쳐지는 상황에서 국내 건설업계가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원전 공사는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높은 수익도 보장한다. 다만 정부 기조에 따라 국내 원전시장 위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결국 대체재로 해외 원전시장에 건설업계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출경험을 바탕으로 건설업계의 해외시장 도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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