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이크쉑 확장에 샐러드전문점 피그인더가든도 개장…식자재 등 그룹내부 거래 많아 역풍 부를 가능성도

SPC그룹이 다음달 서울 여의도에 개장하는 피그인더가든. / 사진=SPC

제빵왕에서 외식공룡으로 변모하는 걸까. 파리바게뜨로 유명한 SPC그룹 얘기다. 쉐이크쉑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라그릴리아를 키우더니 최근에는 샐러드 브랜드 피그인더가든도 내놨다. 이 같은 몸집 불리기가 당장 수직계열화 형태로 구축된 SPC의 매출에도 도움이 되리라는 시각이 많다. 식자재 사업 덕이다. 다만 늘어나는 전속물량 비율이 되레 리스크(risk)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8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SPC가 다음달 3일 서울 여의도에 샐러드 브랜드 ‘피그인더가든(PIG IN THE GARDEN)’을 연다. 다양한 샐러드 메뉴와 착즙주스, 수제맥주까지 취급하는 매장이다.

SPC 관계자는 “건강한 식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샐러드가 애피타이저나 사이드 메뉴를 넘어 식사대용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며 “피그인더가든은 샐러드를 맛있고 다양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해 건강한 식문화를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SPC의 외식매장 키우기는 최근 이어지는 모습이다. 앞서 SPC는 24일 햄버거 브랜드 쉐이크쉑(Shake Shack) 4호점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개장한다고 밝혔다. 서울 동대문에 들어설 3호점도 곧 개장한다. SPC 측은 다양한 지역으로 매장을 늘리겠다는 심산이다.

지난해 가장 공세적인 출점이 이뤄진 브랜드는 라그릴리아(LA GRILLIA)다. 현재 라그릴리아는 서울 상당수를 상권으로 확보하고 있는 모양새다. 양재점, 광화문점, 뉴코엑스점, SPC스퀘어점, 이태원점과 신도림 등 총 6개점이 운영 중에 있어서다.

이렇게 되면서 업계 안팎의 관심은 SPC GFS로도 쏠린다. 외식매장이 늘어날수록 식자재를 담당한 SPC GFS의 물량이 늘어나는 셈이기 때문이다. 가령 쉐이크쉑 버거에 들어가는 양상추, 토마토 등 신선식품도 SPC GFS에서 조달 중이다.

당장 실적추이에서도 식자재 부문 성장세가 도드라진다. SPC가 금융당국에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그룹 내 핵심회사인 SPC삼립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 8700억원으로 직전해보다 36.1%나 급증했다. 이에 대해 SPC 측이 밝힌 동력은 식자재유통부문 사업확대다.

박애란 KB증권 연구원은 “자회사 SPC GFS의 그룹사 원재료 구매 및 물류사업 확대 등이 긍정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손주리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SPC GFS 매출이 SPC삼립의 핵심성장 동력인만큼 향후 GFS 사업부문의 마진 개선 가능성이 확인될 시 주가에 전이되는 속도는 빠를 것”이라며 식자재 유통부문을 강조했다.

다만 변수는 있다. 지나치게 전속 물량 비율이 많다는 점이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SPC삼립은 캡티브(전속) 매출 7000억원, 논캡티브(비전속​) 매출 3000억원을 SPC GFS에서 거둬들였다. 즉 대부분 같은 그룹사 내 거래를 통한 전속물량으로 돈을 벌었다는 얘기다. 외식브랜드가 많아질수록 이 경향성은 더 짙어질 공산이 크다.


이에 대해 손주리 연구원은 “전속 물량의 영업이익률이 0.5%수준임에 따라 본업(제빵) 사업의 마진개선이 가려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SPC 삼립의 경우 매출액은 36.1%가 늘었는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1%가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 때문에 비(非)그룹사 거래처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식자재업계 관계자는 “식자재 유통이 특별한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게 아니지 않나. 외식사업 갖춘 대기업 입장에서는 뛰어들기 편한 사업”이라면서도 “그러다보니 그룹사에 의존하려는 유혹에 약하다. (그런데) 이에 대해 정치권이나 시민단체에서 곱지 않게 바라보는 시각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수익성을 위해서나 여론을 감안해서나 새 거래를 뚫는 노력을 강화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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