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 분위기 코스피와 대조되는 장세…수출주 위주에 중국 사드 보복 여파도 작용

코스닥 지수가 쉽사리 상승 분위기를 내지 못하고 있다. 코스피가 연중 최고점을 기록하면서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는 대조되는 부분이다. 국내 증시가 수출 대형주 위주로 흘러간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도 코스닥에 영향을 미쳤다. 투심 회복을 위해선 연일 매도세로 일관하는 기관 투자자가 우선 돌아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코스닥 지수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올해 1월 9일 645포인트까지 올랐다. 하지만 이내 하락세를 보이면서 이달 20일 609.11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2053.18에서 2157.01로 100포인트 넘게 상승했다.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 시장이 철저하게 소외됐다는 것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부분이다.

이 같은 현상은 국내 증시가 대형주 위주로 흘러간 영향이 컸다. 특히 코스피를 지탱하는 수출 산업이 지난해 11월부터 회복하기 시작했다. 올해 1월부터 이달 1~20일까지는 수출이 지난해 대비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이기도 했다. 이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 매수세가 거세지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포스코 등 수출 대형주가 큰 폭으로 올랐다.

중국의 사드 보복 문제도 코스닥 발목을 잡은 요인이었다. 아모레퍼시픽, 롯데쇼핑 등을 제외하면 코스피 구성 종목에선 중국의 보복으로 크게 피해를 보는 기업이 많지 않았다. 반면 코스닥은 중국 사드 보복 대상인 화장품, 엔터테인먼트, 게임 업종이 대거 포진해 있다. 중국 보복으로 투자자 심리가 코스피보다 코스닥이 더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다.

코스닥 상장사의 이익 성장 정체도 원인으로 꼽힌다.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코스닥 상장사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은 2015년 1월과 비슷한 수준이다. 코스닥 실적 전망치는 2011년 이후 하락 추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코스닥 전체 상장사 중 적자 기업은 30%를 차지할 정도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자 수급이 코스닥 시장을 받쳐주지 못하고 있다. 수급 주체 중 기관 투자자는 올들어 7거래일을 제외하고는 모두 순매도로 일관했다. 올해 초 이후 기관 누적 순매도만 1조4365억원에 달한다. 이는 같은 기간 외국인 투자자와 개인 투자자가 누적으로 각각 1055억원, 1조4588억원 순매수한 것과는 비교되는 부분이다.

코스닥 시장에 대한 투심이 살아나기 위해선 상장사의 이익성장과 함께 기관의 매수 가담이 필요해졌다. 역으로 투자자들은 코스닥에 대한 기관의 태도가 어떻게 바뀌는 지 확인할 필요가 생겼다. 

 

한편 21일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1.59포인트(0.26%) 오른 610.7에 개장했다. 이날 오전 10시 40분 현재 개장초보다 소폭 오른 611.46에 거래되고 있다. 외국인이 193억원어치를 순매수하고 있는데 반해 개인과 기관은 각각 81억원, 85억원어치를 순매도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5.94포인트(0.28%) 오른 2162.95에 시작해 장중 2176.80을 기록하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 지수가 쉽사리 상승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21일 시황과는 관련없음. /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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