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한국 노선 예약 10% 감소…“일본·동남아 증편 오히려 기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중국 노선을 감편하고 일본과 동남아 노선 확대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사진 = 시사저널e

국적 대형 항공사가 노선 다각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이 사드(THAD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로 한국 관광 상품 판매 중지에 나서면서 중국발 한국 노선 예약이 부진한 탓이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일본과 동남아 노선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국발 한국행 항공권 예약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0%가량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국적 대형 항공사 전체 매출의 13~20%가 중국 노선에서 나온 만큼 중국 노선 감소는 곧장 매출 감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중국 12개 노선 운항을 90여회로 감축하고 중국 노선에 투입되는 일부 항공기를 소형기로 대체했다. 대한항공은 16일부터 중국 노선 전체 38개 중 예약이 부진한 8곳의 운항을 줄이고 신규 취항지를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사드가 미국에서 한국으로 건너온 상황에서 중국과의 외교 마찰은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커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면서 “중국 노선에 사용돼 온 A330, B767 등 통로 두개인 중형기를 동남아 노선에 투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일본 노선 확대에 집중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지역과 같은 단거리 노선 인데다 최근 일본 관광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16일 본격화할 감편은 예약 부진에 따른 한시적 조치이지만, 노선 다각화는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일본과 동남아와 같은 단거리 노선 장악력이 높았던 저비용항공사(LCC)가 긴장하고 있다. 그동안 LCC는 일본 및 동남아 신규 취항으로 공급석을 확대하고 현지 지자체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등 지속적인 노력으로 단거리 노선 시장 지배력을 강화해왔다.

제주항공은 일주일에 100편 넘는 일본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전체 여객매출의 40%가 일본 노선에서 나올 만큼 해당 노선에 대한 집중도가 높다. 이밖에 동남아 운항 횟수가 많은 진에어도 대형 항공사의 노선 다각화를 꺼리는 분위기다.

하지만 항공업계 전문가들은 LCC 업계 우려와 달리 중국 노선 감편으로 인한 노선 확대가 국내 항공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 항공 노선의 경우 공급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실제로 베트남 다낭 노선은 항공사들의 신규 취항이 늘어나면서 매년 여행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항공업계 한 전문가는 “중국 노선을 줄인 대형 항공사가 다른 노선에 투입함으로 인해서 일본과 동남아행 공급석 확대는 여행 수요를 늘리는 선순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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