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바버숍 트루핏앤힐 한국 1호 청담점

 

겉으로 봐선 어떤 곳인지 모른다. 고운 남색으로 칠한 벽과 문 앞에서 잠시 주춤할 수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도 역시, 대번에 알아차릴 순 없다. 진중한 표정으로 문을 바라보는 매니저의 얼굴에서도 알 도리가 없다. 주변을 돌아본다. 고풍스런 무늬가 돋보이는 여러 미용 제품이 진열돼 있다. 그렇다면 향수나 미용 제품을 파는 부티크? 더 주의 깊게 본다. 고풍스런 그루밍 제품이 눈에 띈다. 오소리털 셰이빙 브러시라든가 고풍스런 면도기라든가. 

 

거의 도착했다. 발걸음을 조금 더 옮기면, 그제야 이곳의 정체가 드러난다. 작은 방 같은 곳에 이발 의자가 놓여 있다. 그렇다. 바버숍이다. 하지만 기존에 생각한 바버숍보다 진중하고 고풍스럽다. 19세기 귀족이 애용했을 듯한 바버숍. 기분만은 아니다. 이곳의 콘셉트 자체가 19세기 영국의 저택을 연상케 하니까.

 

 

 

 

트루핏앤힐 한국 1호 청담점의 풍광이다. 트루핏앤힐은 영국의 유명 바버숍이다. 1805년 런던 메이페어에 작은 살롱으로 출발했다. 국왕에게서 왕실 보증서를 받은 바버숍이다. 2000년 4월 기네스북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바버숍’으로 등재됐다. 물론 지금도 존재한다. 게다가 전 세계 13개국에서 서른 개 넘는 매장으로 확장했다. 

 

한국엔 처음 문을 열었다. 재밌는 점은 전 세계 트루핏앤힐은 모두 같지 않다는 거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지만, 지켜야 할 것은 오직 ‘고객의 편안함’뿐이다. 

 

각 나라에 따라 유연하게 움직인다. 한국에선 ‘남자의 공간’에 집중했다. 1층에는 딱 두 좌석, 2층에는 네 좌석을 놓았다. 라운지에선 위스키도 즐길 수 있다. 무료로 1잔을 제공한다. 위스키로 몸을 이완시켜 편안하게 이발을 음미하라는 배려다. 

 

바버숍이라고 하면 흔히 생각하는 고정된 스타일은 이곳에 없다. ‘고객의 편안함’에 기인해 염색도, 파마도 할 수 있다. 공간에는 격식이 흘러넘치지만, 서비스는 지극히 편안하다. 남색 문을 여는 순간, 토끼굴에 빠진 앨리스처럼 떨릴 거다. 남자의 공간이라 재밌는 패키지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파더&손’과 ‘브로맨스’ 프로그램.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오거나 친구들끼리 방문하면 가격을 할인해준다. 독특한 이 공간을 함께 체험하며 추억을 쌓으라는 얘기다. 트루핏앤힐이기에 쌓일 만하다. 

운영 매일 10:30-20:30 주소 서울시 강남구 선릉로 158길 5 

문의 02-511-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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