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화학 상승 기대감…건설·항공 업종은 부정적

이란과 미국의 갈등 속에서 업종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조선 업종에서는 LNG선박 수요 증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선 / 사진=뉴스1

이란과 미국의 갈등 속에서 업종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제2의 중동붐을 기대하던 건설 업종은 수주 전망이 안갯속에 놓일 수 있다는 위기감이 나오고 있고 항공 업종에서는 관련 노선 취항이 어려워졌다. 반면 화학과 조선 업종에서는 긍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달 들어 미국과 이란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이란의 중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 조치로 이달 3일 미국 재무부는  이란 관련 기업 등에 제재 조치를 발표했다. 그러나 이란 정부는 지난 20일 이란혁명수비대(IRGC)의 군사훈련을 진행하면서 갈등은 고조되고 있다.

 

미국의 이란 제재 방식은 달러화 거래 제한이 중심이다. 제재 대상이 된 기업이나 개인과는 달러화 거래가 제한된다. 이 때문에 항공 업종에서는 대한항공이 인천-테헤란 노선 신규 취항 계획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의 이란 제재 강화에 테헤란 노선 취항이 사실상 어려워진 셈이다.

 

건설 업종에서도 이란 수주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트럼프 정부 출범 전인 2015년 이란 제재 해제 분위기와는 정반대로 바뀐 셈이다. 건설 업종에서는 이란 제재 해제시 수주 기대감이 커졌다. 건설 업계에서 예상하는 수주고는 52조원에 달한다. 그러나 미국이 본격 제재를 가동하고 한국 기업들에게도 동참을 요구할 경우 향후 수주 가능성이 떨어진다. 

 

반면 액화천연가스(LNG)를 중심으로 조선과 화학 업종은 긍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까지 천연가스 시장에서 글로벌 수요는 PNG로 대체되는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LNG는 해상을 통해 운송되고 PNG(Pipelined Natural Gas)​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운송된다는 차이가 있다. 전세계 천연가스 소비량은 2015년 기준 31억톤 수준이다. 이 가운데 이동되는 물량은 7억4000톤 수준이다. 해상운송 방식으로 2억4000톤이 운송되며 파이프라인을 통해서는 5억톤이 이동한다.

 

이란은 공격적으로 파이프라인 천연가스 공급을 준비중이다. 그러나 생산을 시작한다 해도 미국 제재가 발목을 잡는다면 이란의 계획대로 진행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이 경우 위축됐던 LPG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조선 업종에서는 LNG캐리어 발주를 기대해볼 수 있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PNG로 대체될 뻔한 글로벌 LNG 운송이 다시 LNG로 유지될 것으로 보이면서 LNG캐리어 발주가 활발해질 것"이라며 "해상운송 4억8000톤 시대를 맞아 LNG캐리어는 800척으로 두배 가까이 늘어나야 한다"고 설명했다.

 

화학 업종도 가격 경쟁력 강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천연가스 가격 상승시 가스 부산물인 에탄과 프로판, 부탄 등의 가격 상승이 예상되서다. 이 경우 에탄크레커 등 가스 베이스로 하는 에탄분해시설(ECC) 위주 업체는 경쟁력이 떨어진다. 국내 화학기업은 나프타를 원료로 하는 나프타 분해시설(NCC) 위주라 상대적 경쟁력 상승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ECC와 NCC의 에틸렌 제조원가는 역전되기 시작했는데 향후 천연가스 가격 상승은 NCC의 원가경쟁력을 부각시키는 요인"이라며 "상반기 글로벌 경기와 화학수요에 대한 확신이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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