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3억원 들여 랩스커버리 기반 신약 생산 설비 착공

 

한미약품은 지난해 잇따른 악재에 시달렸다. 다국적 제약사가 계약을 해지하거나 신약 임상시험이 미뤄졌다. 한미약품은 바이오신약 생산 설비를 강화해 신뢰를 되찾겠다는 입장이다.

한미약품은 1133억원을 투자해 랩스커버리(labscovery) 기반 바이오신약 생산설비 착공했다고 19일 밝혔다. 제2공장은 경기도 평택공단 내 지하1층, 지상6층 규모로 건설된다. 예정 준공일은 올해 6월이다. 시공은 삼성엔지니어링이 맡았다.
 

 지난해 4월부터 한미약품은 바이오의약품 생산 2공장 건설에 1440억원을 투자했다. 이번 1153억원 투자는 공장 가동을 위한 생산설비를 확충하는 단계다. 이로써 제2공장 건설에만 총 2573억원을 투입한 셈이다.

이번 공장 설비로 대규모 기술수출에 필요한 시약 생산과 공급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다국적 제약사 관계도 견고히 한다는 입장이다.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아벤티스, 미국 제약사 얀센 등은 한미약품에게 중요한 동반자다.

한미약품을 제약 1위로 만들어준 기술은 랩스커버리(labscovery)다. 랩스커버리는 짧은 반감기를 늘려주는 플랫폼(Platform)기술이다. 투여 횟수 및 투여량을 감소시켜 부작용을 줄인다는 장점이 있다. 바이오의약품에 결합하면 적은 용량으로도 약효를 최대 1개월까지 유지시킬 수 있다.

그러나 랩스커버리 약물은 연달아 임상시험이 미뤄지고 있다. 당뇨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지난해 생산 지연으로 임상 일정이 미뤄졌다. 얀센이 진행하던 비만당뇨치료제도 의약품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해 임상시험이 잠시 유예됐다. 업계는 랩스커버리 기술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한미약품과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가 맺은 계약내용이 변경됐다. 당뇨 신약 기술 3건 중 인슐린 115 계약이 해지됐다. 나머지 2건은 계약 조건이 변경됐다. 한미약품은 계약금으로 받은 5000억원 중 절반인 2500억원을 2018년까지 사노피에 돌려줘야 한다.

얀센에게 수출한 당뇨비만 치료제 JNJ-64565111 역시 난항이다. 지난해 얀센은 임상시험 환자 모집이 유예됐다고 공지했다. 한미약품이 제때 약품을 공급하지 못한 탓이다. JNJ-64565111은 한미약품이 지난 2015년 얀센에 총 9억1,500만달러를 받기로 하고 수출한 신약후보 물질이다.

한미약품 바이오신약 생산설비 2공장 조감도. / 사진=한미약품
한미약품은 랩스커버리 기술 강점을 내세워 남은 기술수출에 박차를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제2공장을 설립해 의약품 생산과 공급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업계는 한미약품의 핵심 기반기술인 랩스커버리 우려를 없애야 잃은 신뢰를 되찾을거라 해석한다.

정보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은 지난해부터 계속 신약 개발이 미뤄지고 계약이 해지되면서 연구개발에 대한 신뢰도가 내려간 상황"이라며 "특히 기술료 반환과 실적 악화로 주가도 많이 떨어졌는데 이번 2공장 설립을 통해 책임지고 신약을 생산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