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세적 변화 아니야" 업황 여전히 긍정적…수주 증가, 중국 수출 등 실질 수혜주 골라야

승승장구하던 반도체 소재·장비주들이 대폭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산업이 아직 상승 국면에 있는 만큼 차익 실현에 따른 일시적 조정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6일 유가증권 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반도체 장비주들이 줄줄이 하락했다. 반도체 테스트 장비 업체인 유니테스트는 전날보다 5.38% 하락한 1만550원에 마감됐다. 3D낸드플래시메모리 관련 장비업체인 피에스케이와 테스도 전거래일 대비 각각 4.55%, 4.8% 떨어졌다. 또 다른 반도체 장비 생산업체인 원익IPS, AP시스템 역시 각각 5.89%, 3.99% 하락했다.

반도체 소재주도 이날 힘을 쓰지 못했다. 반도체용 감광액 등을 생산하는 동진쎄미켐은 전날보다 3.4% 떨어졌다. 반도체 식각액 생산회사 솔브레인과 반도체용 특수가스 생산업체인 후성도 각각 2.81%, 2.14% 하락했다. 반도체용 특수가스 생산 업체인 SK머티리얼즈가 그나마 0.98% 떨어지는데 그쳤다.

반도체 소재·장비주들은 그동안 반도체 업황이 ‘슈퍼 사이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상승가도를 달렸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소자 업체들의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향후 설비 투자에 대한 기대감이 반도체 소재·장비주 상승을 이끌었다. 이들은 설비 투자가 늘고 있고 4차 산업 현실화 등 반도체 수요가 받쳐줘 장기적으로 긍정적이라는 평을 받았다.

 

덕분에 반도체 관련 업종만을 모은 코스닥 반도체 업종지수는 지난해 12월 5일 917.45에서 올해 1월 13일 1045.03까지 13.9%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10.6% 오른 코스닥 지수 상승분을 상회한다.

 

이른바 ‘대세주’로 불리던 반도체주가 이날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상승 피로감에 따른 차익실현으로 분석된다.  일부 종목들은 그동안 지나치게 고평가 돼 실질적 수혜주를 중심으로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반도체 업종의 전체적인 주가 하락은 업황 악화와 같은 특별한 원인이 있다고는 보이지 않는다”며 “지난해부터 반도체 업종 전망이 밝게 점쳐지면서 기관 중심으로 반도체주들의 비중이 많이 증가한 측면이 있다.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일부 차익 실현이 나온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D램 현물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현재 전통적 비수기임에도 반도체 재고 수준이 매우 낮아 수급이 타이트한 상태다”며 “여기에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4차산업이 현실로 부각되면서 서버, 스토리지 등 IT 관련 수요가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어 중장기적으로도 반도체 업종이 유망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지속된 상승에 따른 피로감이 쌓인 만큼 일부 종목을 중심으로 조정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은 그동안 주가 상승에 대한 피로감이 존재했다. 동시에 차익 실현을 위한 빌미가 필요했는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 영장 청구 등 부정적인 재료가 일부분 매도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현상은 밸류에이션 대비 주가 상승폭이 큰 종목 위주로 지속해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는 수주 증가 가능성, 중국 수출 가능성 등을 분석해서 실질적인 반도체 호황 수혜주가 무엇인지 가려내는 것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지름길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도체 소재·장비주들이 주춤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차익실현으로 인한 일시적 조정이라 평가하고 있다. 다만 수주 등가에 따른 종목별 차별하는 진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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