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구조조정 방향 두고 이견…금속노조 가입한 노조 내년 줄파업 예고

30일 현대중공업은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하지 못해 내년에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울산 동구 방어진 인근 현대중공업 건물. / 사진=박성의 기자

올해 평행선을 달려온 현대중공업 노사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이 연내 타결에 실패했다. 임금인상률과 분사 문제를 둔 양측 간 의견 간극이 커, 내년에도 파업 뇌관을 떠안고 새해를 맞게 됐다.

30일 현대중공업은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하지 못해 내년에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사는 지난 5월10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7개월 넘게 68차례에 걸쳐 교섭을 거듭해 왔다.

노사는 임금인상률과 인력 구조조정, 분사 등을 두고 노사가 격한 대립을 이어갔다. 노조는 교섭에 난항을 겪자 15차례에 걸쳐 전체 조합원(1만4400여명)을 대상으로 부분 파업과 전면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파업 참가 인원이 전체의 10~20%에 불과했다. 결국 회사가 구조조정을 강행하자 노조는 지난 22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가입 방침을 확정했다. 더 큰 규모의 파업을 준비할 수 있다는 일종의 선전포고였다.

정병천 현대중공업 노조부위원장은 “노조는 언제나 대화할 준비가 돼있었지만 사측이 일방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한 게 타협을 어렵게 만들었다”며 “새해에도 교섭에 총력을 다하겠지만 사측이 태도를 바꾸지 않는다면 파업도 불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기본급 9만6712원 인상(호봉승급분 별도)을 비롯해 성과급 250% 이상 지급, 직무환경수당 상향, 성과연봉제 폐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달 말 임금 평균 3만9000원 인상, 기본급 동결, 격려금 100%+150만원 등을 골자로 한 제시안을 전달했으나 노조는 즉각 거부했다.

노사는 이달 들어서는 성과급 지급 기준을 놓고 의견차 조율에 나섰으나 역시 접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전년도 산출 기준이 적용돼 올해 성과급이 185% 수준에 머물자 대리급 이하 직원들에 대한 성과급 지급을 거부했다. 과장급 이상 직원들에게는 정상 지급됐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임단협이 해를 넘기면서 무엇보다 정년퇴직자들의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며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 임단협을 마무리 짓지 못한 것은 유감이다. 다만 내년에도 협상 타결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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