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서비스 경쟁 가열…이용객들"LCC 치고는 운임 비싸다" 불만도

이제 제주행 저가항공사 기내에서도 동영상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지난 7월 신규 취항한 아시아나항공의 두번째 저비용항공사(LCC·Low Cost Carrier)인 에어서울은 AVOD(비행기 개인모니터)를 장착한 항공기를 도입했다. AVOD가 장착된 항공기를 운용하는 LCC는 에어서울이 유일하다. 이번 AVOD 도입으로 인해 LCC 간 장거리 노선 확충과 가격 변동 등 서비스 경쟁이 가속될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은 계열항공사 에어서울에 자신들이 쓰던 신형 항공기(A321-200)를 투입했다. 에어서울이 아시아나로부터 받게 될 항공기는 기체가 작고 항속거리가 짧아 국내선과 단거리 해외 노선에 쓰이는 항공기다. 하지만 대형항공사(FSC·Full Service Carrier)인 아시아나항공이 사용했던 만큼 동영상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AVOD가 좌석마다 붙어있다.  


지난 7월 아시아나항공의 두번째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서울 제주-김포 노선 첫 취항해 고객들이 김포공항에서 탑승수속을 하는 모습/사진=뉴스1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이 운용하는 항공기와는 달리, 일반적으로 LCC 항공기에는 개별 모니터가 없다. LCC 주력 노선이 단거리인 탓이다. LCC 단거리 노선 이용객은 AVOD로 동영상을 보지 않으면 좀이 쑤실만큼 긴 시간을 이동하지 않아도 된다. LCC는 AVOD 콘텐츠 기획 등의 운영비를 아낄 수 있어 대형항공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운임을 유지할 수 있었다.

 

에어서울이 AVOD 장착 항공기를 도입한 것은 장거리 노선을 확충하겠단 의지로 풀이된다. LCC의 장거리노선 확대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업계 흐름이 되었다. 기존 LCC 주력 노선은 제주와 일본·중국을 넘어 동남아까지 항로를 넓혔다. 진에어는 하와이 호놀룰루와 호주 케언스 등 장거리 노선을 개발했다. 제주항공도 최근 저가항공사 동맹인 밸류얼라이언스에 들어가 장거리 노선 확대를 꾀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국내선과 해외 단거리노선에서는 누릴 수 없었던 서비스인만큼 LCC의 AVOD 도입이 장거리 노선 확충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따라서 에어서울의 AVOD 탑재 항공기 도입은 향후 장거리 노선 확대를 위해 놓은 포석이란 분석이다. 현재 에어서울은 편도 5시간 이상 걸리는 인천~코타키나발루 노선을 운영중이다.


지난달 에어서울을 이용해 마카오에 다녀온 박예원(24)씨는 “한 시간 가는 제주도도 아니고 4시간 가량 걸리는 비행에서는 도착 예정시간이나 내 현재 위치를 알고 싶다. 기존 저가항공기엔 모니터가 없어서 지나가는 승무원을 붙잡고 물어봐야 했는데 개인별 모니터(AVOD)가 달린 비행기를 이용하니 비행 정보를 쉽게 알 수 있어 편했다”고 평했다.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AVOD 도입으로 LCC의 최대 장점인 저렴한 운임이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실제 에어서울이 LCC치고는 운임이 비싸다는 불만을 제기했다. 또한 향후 개별 모니터의 콘텐츠 선택이 가능한 서비스가 도입되면 AVOD 사용이 유료화된다고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AVOD를 도입했다고 운임이 오르는 것은 아니다. 지금은 서비스 초기라서 콘텐츠 선택권이 제한되지만 추후 제공하는 콘텐츠를 더 확대해나갈 예정이다”며 “콘텐츠 유료화 역시 아직 검토중이다. 결정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또 “에어서울은 다른 LCC와의 차별화를 위해 AVOD를 도입했다. 현재 국내·일본 뿐 아니라 비교적 먼 동남아시아 노선도 운영하고 있다. 내년에도 노선을 추가할 것”이라며 “비행시간이 짧더라도 앞에 영상이 있는 거랑 없는거랑 이용객이 느끼는 편의 차이가 클 수 있다. 이용객들은 (AVOD 서비스에 대해) 좋은 평가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저가항공사의 AVOD 도입과 장거리 노선 확대 열풍이 만나 LCC 간 서비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저렴한 운임이라는 LCC의 본분과 이용객 편의라는 기본만 지켜진다면 새로운 항공 문화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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