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테오 렌치 총리 사임 임박…이탈리아 EU 탈퇴 가능성 주목

이탈리아 개헌안 국민투표가 부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는 사임을 언급했고 총선은 앞당겨질 전망이다. 이 경우 이탈리아에서 유럽연합(EU) 탈퇴를 주장하는 제1야당 오성운동의 집권 가능성이 높아 금융시장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 사진=뉴스1

 

이탈리아 개헌안 국민투표가 출구조사 결과 부결됨에 따라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가 사임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총선은 앞당겨질 전망이다. 이탈리아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주장하는 제1야당 오성운동의 집권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금융시장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전역에서 진행된 개헌안에 대한 국민투표는 출구조사 결과 반대표가 54∼58%로 과반수를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탈리아 현지언론은 개헌 국민투표 부결이 유력하다고 예상하고 있다.

 

이번 개헌 국민투표는 중앙정부의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마테오 렌치 정부의 정치적 승부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상원의원을 현행 315명에서 100명으로 줄이고 입법권과 정부 불신임권 등을 없애는 내용이다. 개헌안 내용과는 달리 실질적으로는 현행 총리와 내각에 신임을 묻는 성격이라는 평가다.

 

국민투표 부결로 이탈리아는 과도내각 이행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마테오 렌치 총리는 이번 국민투표 결과에 따라 총리직에서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마테오 렌치 총리는 이날 국민투표 후에 패배를 인정하고 사퇴를 선언했다.

 

아직 개표가 진행중이지만 국민투표가 부결로 확정될 경우 이탈리아에서는 총선이 앞당겨질 예정이다. 총선에서는 현 제1야당 오성운동의 약진이 예상되고 있다. 현재 집권당인 민주당과 오성운동의 지지율은 30% 수준으로 비슷한 수준이다. 국민투표 패배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 현지 언론은 "이탈리아가 총선을 치를 경우 EU탈퇴를 주장하는 오성운동이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탈리아의 EU탈퇴가 현실화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탈리아 국민투표에 금융시장은 즉각 반응하고 있다. 외환 시장에서 유로화는 달러 대비 가치가 급락하는 중이다. 유로당 달러 환율은 오전 9시17분 1.3% 내려간 1.0524달러를 기록 중이다. 하락폭은 브렉시트 때보다 낮지만 달러 대비 가치는 지난해 3월 이후 20개월 만에 최저치다.

 

투표가 치러지는 동안 미국과 유럽증시는 주말 휴장 중이라 직접적 충격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일본 증시에서는 장초반 닛케이225지수가 전거래일 대비 0.35% 하락한 1만8361.59에 거래되고 있다. 

 

금융 시장에서는 이탈리아 국민투표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나 지난 여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탈퇴) 국민투표와는 다르다고 보고 있다. 일단 증시와 환율 등 시장 충격은 불가피하겠지만 아직 이탈렉시트(이탈리아의 유럽연합탈퇴)까지는 넘어야할 관문이 많아서다.

 

최광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시장 일부에서는 이탈리아 국민투표 부결은 곧 포퓰리즘 부각과 이탈리아의 EU탈퇴인 것으로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며 "이번 사태가 정치적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지만 EU 탈퇴는 지나친 가정과 우려가 섞인 결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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