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30보다 모터 1개 더 장착해 428마력 “볼보 최고속 모델”
노면 충격 완화 성능↑···쌩쌩 달려도 주행가능거리 ‘430㎞’

볼보자동차코리아가 지난 4일 출시한 소형 전기 SUV EX30 CC. / 사진=볼보자동차코리아
볼보자동차코리아가 지난 4일 출시한 소형 전기 SUV EX30 CC. / 사진=볼보자동차코리아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볼보자동차코리아가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X30의 구동력과 승차감, 디자인 등을 개선한 모델 ‘EX30 CC’로 고객층 확장을 노린다. 볼보는 앞서 출시된 EX30와 구분되는 상품성을 갖춘 EX30 CC로 야외 활동을 즐기는 고객들의 차량 이용 편의를 지원한단 전략이다.

EX30 CC의 측면부. / 사진=최동훈 기자
EX30 CC의 측면부. / 사진=최동훈 기자

지난 8일 서울과 경기 청평군 일대에서 EX30 CC의 단일 트림 ‘트윈 모터 퍼포먼스’를 시승했다.

EX30 CC에 적용된 CC는 볼보의 전천후 라인업 크로스컨트리(Cross Country)의 줄임말이다. 볼보는 EX30에 차량 구조를 좌우하는 섀시를 CC 전용으로 적용해 승차감을 개선하고, 모터를 전륜에 1개 더 장착해 구동력을 강화했다.

EX30 CC 각 부위에 적용된 전용 디자인. / 사진=최동훈 기자
EX30 CC 각 부위에 적용된 전용 디자인. / 사진=최동훈 기자

EX30 CC는 전용 섀시를 적용하고 EX30보다 더 두꺼운 19인치 타이어를 장착해 지상으로부터 차량 하부까지 간격(지상고)이 기존 대비 19㎜ 길어졌다. 이에 따라 운전자 시야가 더욱 확장되고, 차량 하부를 지면 충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수월해졌다. 포장도로뿐 아니라 거친 비포장도로를 주파하기 유리해지기도 했다.

지상에서 올려다본 EX30 CC. 지상고가 EX30 보다 19㎜ 길어졌다. / 사진=최동훈 기자
지상에서 올려다본 EX30 CC. 지상고가 EX30 보다 19㎜ 길어졌다. / 사진=최동훈 기자

지상고가 높아졌지만 차량에 오르고 내리기 여전히 편하다. 지상에서 발을 떼 오른발부터 운전석을 밟기까지 무릎을 많이 들어 올리지 않아도 된다. 동시에 차량 전고가 EX30(1555㎜) 보다 20㎜ 높아져 상체를 숙이는 부담도 적다.

EX30 CC의 PE룸. 7L 용량의 수납공간(프렁크)이 마련됐다. / 사진=최동훈 기자
EX30 CC의 PE룸. 7L 용량의 수납공간(프렁크)이 마련됐다. / 사진=최동훈 기자

축거(2650㎜)가 동일하기 때문에 체감되는 실내 공간 규모는 동일하다. 2열에 앉아 등받이에 등을 붙였을 때, 머리 꼭대기와 천장(헤드라이닝) 사이 간격이 12㎝ 정도로 여유 있다. 1열 시트 등받이와 쿠션 사이 간격은 짧지만, 평균 키의 남성이 앉기에 무리 없겠다.

EX30 CC의 1열 전경. / 사진=최동훈 기자
EX30 CC의 1열 전경. / 사진=최동훈 기자

트렁크 용량은 318L에 달하고, 2열 시트 등받이를 앞으로 접으면 트렁크 바닥(플로어)과 낮은 경사를 이루며 1000L의 적재 공간이 조성된다. 차량 앞 보닛을 열면 7L 용량의 수납공간(프렁크)이 마련돼 있다.

EX30 CC의 2열 전경. / 사진=최동훈 기자
EX30 CC의 2열 전경. / 사진=최동훈 기자

CC 전용 섀시는 노면 충격에 대응하는 댐핑 성능을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량돼 EX30보다 향상된 승차감을 확보했다. 굴곡진 포장 도로에서 좌우 흔들림이 매우 부드럽게 해소된다. 맨홀 같은 홈을 한쪽 바퀴로 밟았을 때 말랑말랑한 스프링이 충격을 완화시키듯, 차체가 뒤뚱거리는 현상을 잡아준다.

EX30 CC의 2열 시트 등받이를 앞으로 접은 후 확보한 공간. 용량이 1000L에 달한다. / 사진=최동훈 기자
EX30 CC의 2열 시트 등받이를 앞으로 접은 후 확보한 공간. 용량이 1000L에 달한다. / 사진=최동훈 기자

다만 지난 2월 시승 EX30의 승차감도 우수해, EX30 CC의 주행질감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고 평가하긴 어려웠다. 비포장도로와 같이 댐핑 성능을 여실히 발휘하는 코스에서 EX30 CC의 차별점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30 CC의 운전석. 계기반, 헤드업디스플레이 없이 1열 센터 디스플레이로 각종 정보를 확인하고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 사진=최동훈 기자
EX30 CC의 운전석. 계기반, 헤드업디스플레이 없이 1열 센터 디스플레이로 각종 정보를 확인하고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 사진=최동훈 기자

◇ 퍼포먼스 모드 켜고 액셀 밟으니 ‘몸이 뒤로 묻혀’

EX30 CC의 강력한 구동력은 EX30과 확연히 구분된다. EX30 CC는 최고 428마력을 발휘하고,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3.7초 만에 돌파한다. 같은 조건에서 4초가 소요되는 대형 전기 세단 ES90를 능가하는 볼보 최고속 모델이다.

EX30 CC는 EX30에서 느낄 수 없었던 가속 후 반동력을 느낄 수 있다. 통상 스포츠 모드로 잘 알려진 고출력 주행 설저인 퍼포먼스 모드를 켜고 강하게 가속하면 몸이 뒤로 파묻히듯 밀려난다. 이날 교통량이 많은 구간 위주로 달려 EX30 CC의 급가속력을 확인하지 못했지만, 액셀을 밟았을 때 느껴지는 토크는 EX30보다 앞섰다.

EX30 CC 시승 후 기록한 전비(연비)는 공인 수치(4.4㎞/㎾h)를 크게 상회했다. EX30 CC는 중국 길리(Geely) 자회사 브렘트(Vremt)의 66㎾h 용량 NCM 배터리를 장착해 1회 완전 충전 시 복합(이하 산업통상자원부 기준) 329㎞를 인증받았다. 후륜에 모터 1개를 장착한 EX30(351㎞)보다 22㎞ 짧다.

EX30 CC를 시승한 후 1열 센터 디스플레이에 연비 15.4㎾h/100㎞가 표시돼 있다. / 사진=최동훈 기자
EX30 CC를 시승한 후 1열 센터 디스플레이에 연비 15.4㎾h/100㎞가 표시돼 있다. / 사진=최동훈 기자

서울 광화문에서 출발해 경기 청평군 행사장까지 50㎞ 구간을 달렸다. 혼잡한 시내 도로와 북부간선도로를 지나 교통량 적은 신경춘로를 거쳤다. 시내 도로에서 일정 속력을 유지한 채 달리는 크립 주행 모드를 켜고 감속, 가속을 반복했다. 신경춘로에 들어선 후 고속 주행을 실시하고 종종 급히 감속하기도 했지만, 구간 단속구간에서 파일럿 어시스트를 켜고 정속 주행했다.

이후 기록한 전비가 15.4㎾h/100㎞로, 환산 시 6.5㎞/㎾h에 달한다. 이를 배터리 용량에 곱해 단순 산출한 1회 최장 주행거리는 429㎞다. 하루 평균 30~40㎞를 달려 출퇴근하는 이용자가 한 달에 서너번만 충전해도 충분한 수준이다. 환경부 기준 주행가능거리는 8일 현재 미발표 상태다. 이에 따라 EX30 CC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도 책정되지 않았다.

EX30 CC 1열 센터 디스플레이를 통해 네이버 웨일 앱에 접속 가능하다. / 사진=최동훈 기자
EX30 CC 1열 센터 디스플레이를 통해 네이버 웨일 앱에 접속 가능하다. / 사진=최동훈 기자

친환경차 세제혜택, 개별소비세 3.5%를 적용한 EX30 CC 가격은 5516만원이다. 지난 2월 볼보가 가격 인하를 단행하기 전 EX30 상위 트림(울트라)의 가격과 동일하다. 고객은 인하 전 EX30 울트라 트림과 같은 값으로 EX30 CC를 소유할 수 있는 셈이다. EX30 CC의 주요 가격인상 요인으로 모터 2개 장착, 전용 섀시·디자인이 꼽힌다.

EX30 CC는 스웨덴(8887만원), 독일(9304만원), 일본(6142만원) 등 볼보 해외 주요 시장별 출시가보다 현저히 낮기도 하다. 볼보는 브랜드 입지와 전기차 수요가 모두 높은 한국의 소비자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해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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