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전기 SUV, EX30의 주행성능 개량
모터 2개 장착해 최고 428마력 발휘
실 주행거리 430㎞···5000만원 초중반대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볼보자동차코리아가 소형 전기 SUV EX30의 구동력과 승차감, 디자인 등을 개선한 모델 ‘EX30 크로스컨트리(CC)’로 고객층 확장을 노린다. 볼보는 앞서 출시된 EX30과 구분되는 상품성을 갖춘 EX30 CC로 야외 활동을 즐기는 고객들의 차량 이용 편의를 지원한단 전략이다.
최근 서울과 경기 청평면 일대에서 EX30 CC의 단일 트림 ‘트윈 모터 퍼포먼스’를 시승했다. EX30 CC에 적용된 ‘CC’는 볼보의 전천후 라인업 크로스컨트리(Cross Country)의 줄임말이다. 볼보는 EX30에 차량 구조를 좌우하는 섀시를 CC 전용으로 적용해 승차감을 개선하고, 모터를 전륜에 1개 더 장착해 구동력을 강화했다.
EX30 CC는 전용 섀시를 적용하고 EX30보다 더 두꺼운 19인치 타이어를 장착해 지상으로부터 차량 하부까지 간격(지상고)을 기존 대비 19㎜ 늘렸다. 이에 따라 운전자 시야가 더욱 확장되고, 차량 하부를 지면 충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수월해졌다. 포장도로뿐 아니라 거친 비포장도로를 주파하기도 유리해졌다.
축거(2650㎜)가 기존 EX30과 동일하기 때문에 체감되는 실내 공간 규모가 비슷하다. 트렁크 용량은 318L에 달하고, 2열 시트 등받이를 앞으로 접으면 트렁크 바닥(플로어)과 낮은 경사를 이뤄 1000L의 적재 공간이 조성된다. 차량 앞 보닛을 열면 7L 용량의 수납공간(프렁크)이 마련됐다.
CC 전용 섀시는 노면 충격에 대응하는 댐핑 성능을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량돼 EX30보다 향상된 승차감을 확보했다. 굴곡진 포장 도로에서 좌우 흔들림이 매우 부드럽게 해소된다. 맨홀 같은 홈을 한쪽 바퀴로 밟았을 때 말랑말랑한 스프링이 충격을 완화시키듯, 차체가 뒤뚱거리는 현상을 잘 잡아준다.
다만 지난 2월 시승했던 EX30의 승차감도 우수해, EX30 CC의 주행질감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고 평가하긴 어려웠다. 비포장도로와 같이 댐핑 성능을 여실히 발휘하는 코스에서 EX30 CC의 차별점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30 CC의 강력한 구동력은 EX30과 확연히 구분된다. EX30 CC는 최고 428마력을 발휘하고,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3.7초 만에 돌파한다. 같은 조건에서 4초가 소요되는 대형 전기 세단 ES90을 능가하는 볼보 최고속 모델이다.
EX30 CC를 타보니 EX30에서 느낄 수 없었던 가속 후 반동력을 느낄 수 있었다. 통상 스포츠 모드로 잘 알려진 고출력 주행 설정인 퍼포먼스 모드를 켜고 강하게 가속하면 몸이 뒤로 파묻히듯 밀려난다. 이날 교통량이 많은 구간 위주로 달려 EX30 CC의 급가속력을 확인하지 못했지만, 액셀을 밟았을 때 느껴지는 토크는 EX30보다 강했다.
EX30 CC 시승 후 기록한 전비(연비)는 공인 수치(4.4㎞/㎾h)를 크게 상회했다. 서울 광화문에서 출발해 경기 청평면 행사장까지 50㎞ 구간을 달렸다. 혼잡한 시내 도로와 북부간선도로를 지나 교통량 적은 신경춘로를 거쳐 갔다. 이후 기록한 전비가 15.4㎾h/100㎞로, 환산 시 6.5㎞/㎾h에 달한다. 이를 배터리 용량에 곱해 단순 산출한 1회 최장 주행거리는 429㎞다. 환경부 인증 주행가능거리인 상온 복합 기준 338㎞를 훨씬 능가하는 수준이다.
하루 평균 30~40㎞를 달려 출퇴근하는 이용자가 한 달에 서너 번만 충전해도 충분한 수준이다. 국고 보조금은 111만원으로 책정됐다. 서울 시민은 5516만원에 출시된 EX30 CC를 보조금 총 120만원 적용한 후 5396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볼보는 브랜드 입지가 높고 전기차 수요가 많은 한국에서 고객을 적극 유치하기 위해 해외보다 수천만원 낮은 판매가를 책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