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만도 ‘로봇 움직임 제어’ 솔루션의 R&D 인재 모집
로봇 계열사 HL로보틱스 중심으로 사업 전사적 전개
모빌리티 기술력 접목해 경쟁력 선제 강화하기 유리

HL만도가 그룹 공식 채용 홈페이지에 게재한 이달 수시채용 안내 이미지. / 사진=HL그룹 공식 채용 홈페이지 캡처
HL만도가 그룹 공식 채용 홈페이지에 게재한 이달 수시채용 안내 이미지. / 사진=HL그룹 공식 채용 홈페이지 캡처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HL그룹이 사람 외형을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에 관한 기술 인력을 모집하는 등,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로봇 사업의 시장 경쟁 판을 키운다. HL그룹은 모빌리티, 인공지능(AI) 등 계열사별 보유한 로봇 관련 역량을 결집해 사업 시너지를 창출한단 전략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HL그룹 계열사들은 로봇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관련 분야별 인재를 적극 발굴하고 있다.

HL만도가 그룹 공식 채용 홈페이지에 게재한 로봇 액추에이터 관련 인재 모집 공고. / 사진=HL그룹 공식 채용 홈페이지 캡처
HL만도가 그룹 공식 채용 홈페이지에 게재한 로봇 액추에이터 관련 인재 모집 공고. / 사진=HL그룹 공식 채용 홈페이지 캡처

그룹 주력 계열사인 HL만도는 이달 진행하는 수시 채용의 일환으로, 오는 24일까지 로봇 액추에이터 관련 신입·경력직 채용 지원을 접수할 계획이다. 로봇 액추에이터는 로봇 움직임을 제어하는 부품이다. HL만도는 올해 로봇 액추에이터 사업을 개시한 후 인재를 모집해왔다.

HL만도는 로봇 액추에이터의 설계·품질 개선과 기구 설계 등 일부 부문 채용만 진행하다 이달 영업·커뮤니케이션(PM), 시스템 통합, 감속기 설계, 전기·전자 시스템 및 센서·소프트웨어(SW) 플랫폼 개발·사업성 검토 등으로 모집 부문을 늘렸다.

HL로보틱스 자율주행 주차 로봇 솔루션 파키(Parkie). / 사진=HL그룹
HL로보틱스 자율주행 주차 로봇 솔루션 파키(Parkie). / 사진=HL그룹

HL만도는 이달 휴머노이드 로봇의 동작 제어에 필요한 알고리즘을 설계, 구현할 수 있는 제어 로직 전문가도 발굴하기 시작했다. 분야별 전문 인재를 확보해 조직을 갖추고 로봇 액추에이터 사업을 본격 개시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룹 지주사 HL홀딩스의 로봇 전문 자회사인 HL로보틱스도 객체 인식 소프트웨어(SW) 부문의 연구개발(R&D) 경력직을 뽑는 중이다. 센서 데이터를 활용하는 객체 인식 알고리즘을 개발·최적화하고 카메라, 라이다 등 다중 센서를 활용한 데이터 프로세싱을 연구·개발할 인재를 찾고 있다.

HL로보틱스가 지분 인수한 프랑스 로봇 업체 스탠리 로보틱스의 주차로봇 스탠. / 사진=HL그룹
HL로보틱스가 지분 인수한 프랑스 로봇 업체 스탠리 로보틱스의 주차로봇 스탠. / 사진=HL그룹

HL홀딩스는 HL로보틱스를 중심으로 그룹의 로봇 사업을 지휘하는 가운데 글로벌 진출도 단행했다. 작년 12월 지분(74.1%)을 확보한 프랑스 주차로봇 전문 기업 ‘스탠리 로보틱스’의 미국 법인을 지난 4월 설립했다. 미국과 캐나다 등지에서 주차, 완성차 물류 등 분야에 필요한 자율주행 로봇 솔루션을 제공해나갈 계획이다.

나머지 계열사들도 그룹 차원의 로봇 사업에 동참하고 있다. HL만도의 자율주행 모빌리티 전문 자회사인 HL클레무브는 로봇 솔루션 개발을 위한 외부 협력에 나섰다. 지난 2023년 6월 자율주행 로봇 서비스 플랫폼 업체 뉴빌리티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로봇에 접목 가능한 자율주행 솔루션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HL그룹 건설 계열사 HL디앤아이한라도 기술연구팀을 통해, 그룹 로봇 기술의 건설업 적용 가능성을 모색 중이다.

HL로보틱스를 소개하는 이미지. / 사진=HL그룹 공식 홈페이지 캡처
HL로보틱스를 소개하는 이미지. / 사진=HL그룹 공식 홈페이지 캡처

◇ 증권업계 “AI 로봇 시대 열리면 고성장 예상”

HL그룹은 HL홀딩스와 HL로보틱스를 중심으로 로봇 사업을 전사적으로 확대 전개하는 모양새다. HL홀딩스는 작년 10월 설립한 HL로보틱스를 통해 스탠리 로보틱스 지분과, HL만도의 모빌리티 솔루션 테크놀로지 그룹(MSTG) 사업부를 인수했다.

MSTG 사업부는 현재 HL로보틱스의 제품군인 주차로봇 파키, 순찰로봇 골리 등 로봇을 개발하던 부서다. 그룹의 로봇 관련 사업 역량을 모은 HL로보틱스는 실내외 자율주행 주차로봇과 자율주행 순찰로봇을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HL만도가 올해 로봇 액추에이터에 관한 하드웨어(HW), SW 솔루션을 개발하기 시작하며 그룹 사업의 한 축을 맡았다. HL클레무브는 기존 자동차 자율주행 분야에서 확보한 기술력을 로봇에 응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로봇 관련 솔루션을 다각도로 모색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HL그룹이 로봇 사업을 전사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시장 성장이 전망되는 가운데 사업 경쟁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결단으로 해석된다. HL그룹이 인용한 업계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주차로봇 시장은 2030년 67억달러(약 9조원)로 가파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HL홀딩스가 이날 게재한 지난 2분기 경영실적 IR 자료에 기재한 HL로보틱스 사업 비전. / 사진=HL홀딩스 IR 자료 캡처
HL홀딩스가 이날 게재한 지난 2분기 경영실적 IR 자료에 기재한 HL로보틱스 사업 비전. / 사진=HL홀딩스 IR 자료 캡처

이 가운데, HL그룹은 기존 계열사별 사업 역량을 로봇 분야에 응용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점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예를 들어 HL만도가 자동차에 장착되는 전동 모터 기반 제어, 모터 감속기, 센서, 제어기를 통합하고 차량 특성이나 주행 여건에 맞춰 개발할 수 있는 점은 로봇에 응용 가능한 부분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팀장은 “(로봇 액추에이터 시장 규모는) 연간 200억원 수준으로 아직은 미미하지만 AI 로봇 시대가 개막함에 따라 고성장할 것”이라며 “HL만도는 북미, 중국의 피지컬 AI 톱 티어(Top-tier) 업체에 납품해온 성과를 기반으로 로봇 액추에이터 사업을 확장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갖췄다”고 분석했다.

HL그룹은 주차 로봇 상용화의 원년으로 삼은 올해 목표 달성에 힘쓰고, 글로벌 종합 주차 로봇 기업으로 도약한단 포부를 밝혔다. 이후 사업 외연을 지속 확장해나간단 전략이다. HL홀딩스는 이날 그룹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한 지난 2분기 경영실적 IR 자료를 통해 “상용화 업체(스탠리 로보틱스) 인수와 자체 기술 역량으로 주차 로봇 시장의 선도적 위치를 구축할 것”이라며 “자율주행 기술과 주차 로봇 기술을 결합하고 인접 영역과 관련 부품 사업으로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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