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기본 사양을 옵션으로 전환···“판매가 인상 저지”
판매 줄어도 “라인업 내 존재감 여전”···마케팅 적극 모색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QM6 검색 결과 화면에 2026년형 출시 사실을 알리는 게시물이 표시되고 있다. / 사진=네이버 캡처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QM6 검색 결과 화면에 2026년형 출시 사실을 알리는 게시물이 표시되고 있다. / 사진=네이버 캡처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르노코리아가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6의 연식변경모델을 조용히 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쟁 모델 대비 낮은 판매실적과, 후속모델로 여겨지는 그랑 콜레오스 출시 이후 시장에 확산된 ‘QM6 단종설’을 일축했다.

22일 르노코리아, 르노코리아 대리점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2026년형 QM6가 출시됐다.

이날 오전 현재 르노코리아 공식 홈페이지엔 QM6, QM6 밴 모델(퀘스트)의 가격표가 연식변경모델 출시를 기점으로 일시 배제된 상태다. 르노코리아 전시장을 통해 입수한 2026년형 QM6 가격표를 분석한 결과 이전 모델에 탑재됐던 기본 사양 일부가 선택사양(옵션)으로 바뀌었고, 트림별 가격은 동결됐다.

2026년형 QM6의 LPG 버전 기본 트림(LE)과 퀘스트 단일 모델에 기본 장착됐던 차음윈드쉴드 글라스(전면 유리)가 배제됐다. 이는 옵션으로 제공되지 않는다. 상위 트림(RE)에선 1열 시트 틸트 헤드레스트, 운전석 파워시트 이지 액세스·메모리, 아웃다이드 미러(메모리·후진각도자동조절)가 기본 사양에서 제거되고 가죽시트 옵션 패키지에 추가됐다. 가죽시트 옵션 패키지 가격(37만원)은 유지됐다. 이밖에 옵션인 매직 테일게이트의 가격(114만원)이 이전 대비 20만원 인상됐다.

르노코리아 전시장 관계자는 “가격을 높이지 않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국산 중형 SUV 내수판매 추이. / 자료=각 사,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국산 중형 SUV 내수판매 추이. / 자료=각 사,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업계에선 그간 르노코리아가 투싼, 스포티지의 인기에 밀린 QM6의 생산과 판매를 중단할 것이란 루머가 퍼졌다. QM6의 작년 국내 판매량은 7813대로 스포티지 7만4255대, 투싼 5만5257대, KG모빌리티 토레스 1만3170대에 비해 낮다. 2016년 동급 모델 QM5의 후속 모델로 출시된 QM6는 르노코리아의 신규 디자인을 갖추고 주행성능과 상품성을 대거 개선한 점으로 관심 모았다. 2019년엔 최고 기록 4만7640대를 달성했다.

하지만 현대차, 기아가 2019년 내연기관차용 3세대 플랫폼을 비롯해 신규 디자인을 투싼과 스포티지에 적용하기 시작한 후 점유율을 크게 높였다. KG모빌리티가 2022년 출시한 토레스를 흥행시키는데 성공함에 따라 QM6 입지가 더욱 줄었다. 르노코리아는 2019년, 2020년, 2023년 세 차례에 걸쳐 QM6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했지만 새로운 디자인과 사양 구성, 가격 경쟁력을 선호하는 고객들의 기대에 못 미쳤단 평가다.

QM6가 도로를 달리고 있다. / 사진=르노코리아
QM6가 도로를 달리고 있다. / 사진=르노코리아

◇ 올해 신차 無···“기존모델 관심 모을 마케팅 적극 수행”

르노는 올해 출시할 신차가 없는 가운데 기존 모델 판매가를 동결, 인하하는 전략으로 수요 창출을 시도하고 있다. 앞서 이달 초 출시한 소형 SUV 아르카나의 2026년형 모델의 가격을 이전 모델 대비 1.6 가솔린 모델 49만~161만원, E-테크 하이브리드 55만~59만원씩 인하했다.

대신 엔트리 버전인 1.3 가솔린 터보 모델을 제거하고, 르노그룹 모터스포츠 브랜드 알핀(Alpin)의 디자인 요소를 담은 최상위 트림 에스프리 알핀을 추가했다. 차량 가격대를 상향 조정하는 대신 이전 연식 모델의 동일 트림보다 가격을 합리화한 전략이다.

르노 코리아는 차량의 기술 경쟁력을 지속 개선하는 한편 주어진 제품군의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상품성 개량을 이어간단 방침이다. 이 일환으로, 르노 코리아는 그랑 콜레오스에 새롭게 개발한 티맵모빌리티 플랫폼 기반 최신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향후 출시할 신차 중 일부에 적용할 계획이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르노코리아 플래그십 시설 르노 성수. / 사진=르노코리아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르노코리아 플래그십 시설 르노 성수. / 사진=르노코리아

한편 르노코리아는 국산차 ‘최초’ 성과를 지속 창출해 고객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퍼스트 무버’ 브랜드로서 입지를 다져간단 전략이다. 르노코리아는 그간 그랑 콜레오스에 1열 동승석 디스플레이를 기본 탑재하고 LPG SUV ‘QM6 LPe’, 쿠페형 SUV ‘아르카나’, 디젤·LPG 세단 ‘SM5’를 출시하는 등 국산차 최초 타이틀을 축적했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QM6는 기본기에 집중한 모델로 꾸준히 수요를 창출하며 고객들에게 상품성을 검증받은 브랜드 스테디셀러”라며 “많은 고객들이 신차인 그랑 콜레오스 뿐 아니라 아르카나, QM6에 관심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