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지리그룹, 볼보·벤츠·르노코리아 주요 주주로
테슬라, 중국서 생산하며 가격 대폭 낮춰 판매 높여···작년 韓 수입차 3위
BYD, 올해 국내 시장 진출하며 직접 판매 시작···지커, 샤오미도 논의 중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중국 자동차 존재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중국은 지난 수십년간 자동차 산업쪽에선 힘을 쓰지 못했으나 십수년전부터 주요 완성차 브랜드 대주주로 올라서며 자동차 산업에 진출을 시작했다.
이어 저렴한 인건비와 현지 시장 진출을 노리는 기업들의 생산 기지 역할을 해오다가, 최근 전기자동차 시대를 맞아 자체 개발·생산 능력을 갖추며 내수에서 전기차 판매를 시작했고 글로벌 시장까지 진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지리 그룹은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지난 2010년 볼보를 시작으로 영국 로터스와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지분을 인수하면서 주요 완성차 기업 대주주로 등극했다.
이어 최근에는 한국 르노코리아 지분도 인수하면서 2대 주주 자리를 꿰찼다.
중국은 지분 확보에 그치지 않고, 주요 완성차 기업들의 생산 거점도 현지에 구축하도록 했다. 중국은 해외 완성차 기업들이 현지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선 합작 법인을 설립해 브랜드와 기술을 공유하도록 했기 때문에, 완성차 기업들은 현지 법인과 생산 거점을 지을 수 밖에 없게 됐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을 포기할 수 없었을뿐더러, 저렴한 인건비로 생산이 가능했기 때문에 중국 내 생산 기지는 갈수록 늘어났다.
특히 테슬라 모델3와 모델Y의 경우 중국에서 생산하면서 가격이 대폭 낮아져 국내에서도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지난해 테슬라 모델3와 모델Y는 가격이 이전 대비 1000만원 이상 내려가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테슬라코리아는 지난해 2만9750대를 판매하며 BMW코리아(7만3754대), 벤츠코리아(6만6400대)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이어 최근에는 중국 기업들과 완성차 기업들의 기술 협업을 통한 신차 개발까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KGM은 중국 BYD와 기술 협업을 통해 하이브리드(HEV) 및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다. KGM이 올해 선보일 전기 픽업트럭 무쏘EV와 토레스 HEV 등을 개발할 때 BYD와 협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코리아도 그랑콜레오스 개발 과정에서 지리그룹 CMA플랫폼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지원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 BYD 시작으로 한국 및 전세계 시장 진출
그동안 중국이 완성차 대주주 및 생산 거점 역할에 그쳤다면, 전기차 시대를 맞아 본격적으로 자체 생산을 시작했다. 앞서 중국은 뒤처졌던 자동차 산업 경쟁력을 만회하기 위해 전기차를 대전환의 기점으로 보고, 정부 주도하에 선제적으로 기술 개발에 나섰다.
내연기관의 경우 이미 출발이 수십년 늦었기 때문에 이를 따라잡긴 역부족이라 판단하고, 전기차 개발을 한 발 먼저 시작해 판도를 뒤엎겠다는 계산이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정부 집중 육성으로 전기차 개발에 속도를 냈고,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성장했다. 에너지 전문 조사기관 SNE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내 전기차 판매량(PHEV 포함)은 1162만대로 전세계 판매량(1763만대)의 59.5%를 차지하며 1위를 차지했다.
이 중 BYD 성장이 눈에 띈다. BYD는 지난해 전년대비 43.4% 성장한 413만대 전기차를 판매하며 전세계 1위를 기록했다. 2위인 테슬라는 178만대다.
BYD는 중국 내수 시장에서 성장한 것을 발판으로 최근에는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올해엔 한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국내에서도 중국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BYD는 지난달 국내에 브랜드를 출범하고 첫 전기차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토3’를 선보였다. 이어 올해 전기 세단 ‘씰’과 중형 SUV ‘씨라이언7’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후 매년 1종 이상 신차를 국내 시장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BYD가 주목받고 있는 것은 역시 가격이다. 전기차의 경우 부족한 충전 인프라도 문제이나, 높은 가격에 따른 장벽으로 대중화까지 시간이 걸리고 있다. 하지만 아토3는 3000만원대에 출시하면서 보조금 포함 시 200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어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또한 BYD는 국내에서 서비스네트워크도 확대하면서 편의성을 높일 방침이다. BYD는 서울 서초구를 비롯해 경기, 부산, 인천, 광주, 대전, 대구, 강원, 제주 등 전국 15곳에 전시장 및 서비스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내 중견급 수입차 브랜드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업계에선 BYD에 이어 지커, 샤오미 등 다른 중국 기업들도 추후 한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중국산 자동차 존재감이 커지고 있지만, 일각에선 여전히 중국산 차에 대한 불신이 큰 상황이다.
그동안 중국 기업들이 대주주로 있거나, 중국에서 생산하는 차량에 대해선 그나마 국내 소비자들의 반감이 적었지만, 중국 기업의 직접 진출에 대해선 여전히 꺼리는 분위기다.
중국산 저품질 제품에 대한 오랜 불신은 물론, 자동차의 경우 생명과 직결된 고가 제품이라는 특이성 때문에 아직까진 기대감이 높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중국 차량에 대한 소비자 경험이 쌓이게 될 경우 결국 가격이 낮은 중국차의 지배력이 더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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