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원두값·환율 치솟아 부담 커져
스타벅스, 톨사이즈 200원씩 가격 인상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커피 원두 가격이 치솟으면서 커피 프랜차이즈가 잇따라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원두값 상승에 고환율까지 겹쳐 커피 가격이 오르는 일명 ‘커피플레이션’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27일 aT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뉴욕상품거래소(NYBOT-ICE)에서 거래된 아라비카 커피의 이달 평균 가격은 톤(t)당 7112.7달러(약 1036만원)로 전년 동기 대비 73% 올랐다. 이는 2020년 대비 3배 가량 오른 수치다.

커피 원두 가격이 치솟고 있다. / 사진=셔터스톡
커피 원두 가격이 치솟고 있다. / 사진=셔터스톡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원두는 아라비카 품종이 약 60%, 로부스타 품종이 40% 생산된다. 이달 로부스타 커피의 t당 평균 가격은 5103.55달러(약 743만원)로 55% 올랐다. 지난해 12월엔 아라비카와 로부스타 원두 가격은 각각 85.4%, 95.9% 급등했다.

스타벅스와 같은 커피 전문점들은 보통 아라비카 원두를, 저가 커피 브랜드나 인스턴트 커피는 로부스타 품종을 주로 사용한다.

통상 카페에서 사용하는 원두는 1㎏당 2만~3만원 수준이다. 저가 커피인 1500원의 커피 원가 구조는 원두 450원과 용기 150원, 인건비 300원, 임대료를 포함한 기타 비용 300원, 마진 300원 등으로 추산되고 있다.

국제 커피 원두 가격은 브라질, 베트남 등 주요 커피 산지의 이상기후 영향으로 고공행진 중이다. 각각 극심한 가뭄, 홍수를 겪으면서 커피 생산량이 대폭 감소한 것이다. 특히 커피 묘목을 심어 열매를 맺을 때까지는 5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한동안 커피 가격이 높은 수준에 책정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여기에 최근 환율이 1400원대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도 업계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이미 커피 프랜차이즈들은 가격 인상을 저울질 하고 있다. 매일유업 관계사 엠즈씨드가 운영하는 폴바셋은 지난 23일부터 제품 28종의 가격을 평균 3.4% 올렸다.

폴바셋 카페라테는 5700원에서 5900원으로, 룽고는 4900원에서 5300원으로, 아이스크림은 4000원에서 4300원으로 평균 200~400원 인상됐다.

네스프레소는 올해부터 국내에서 판매하는 커피 캡슐 제품 37종 가격을 최대 11.6% 인상했다. 동서식품은 지난해 11월 인스턴티 커피·커피믹스·커피음료 등 출고 가격을 평균 8.9% 올렸다.

스타벅스코리아가 지난 24일부터 톨사이즈 음료 가격을 올렸다. / 사진=스타벅스
스타벅스코리아가 지난 24일부터 톨사이즈 음료 가격을 올렸다. / 사진=스타벅스

스타벅스코리아도 지난 24일부터 톨사이즈 음료 가격을 인상했다. 스타벅스는 숏(237㎖)과 톨(355㎖) 그란데(473㎖), 벤티(591㎖) 등 사이즈로 형성돼 있다.

인상 대상은 카페 아메리카노와 카페라테, 스타벅스 돌체 라테, 카라멜 마키아또, 자몽 허니블 랙티 등 숏·톨사이즈는 200원씩, 블론드 바닐라 더블 샷 마키아또, 바닐라 크림 콜드 브루, 오트 콜드 브루 등 톨 사이즈는 200원씩 인상됐다. 오늘의 커피는 숏·톨사이즈의 경우 300원, 그란데·벤티 사이즈는 100원 올랐다.

따라서 스타벅스 톨사이즈 기준 ▲카페 아메리카노(4500→4700원) ▲카페라테(5000→5200원) ▲카라멜 마키아또(5900→6100원) 등으로 가격이 바뀌었다.

반면 돌체 콜드 브루와 제주 말차 라테, 제주 유기농 녹차로 만든 티, 히비스커스 블렌드 등 10종은 가격이 동결됐다. 아이스커피 그란데·벤티 사이즈는 200원 인하됐다.

스타벅스 코리아 관계자는 “지난해 8월 고객 부담 최소화를 위해 그란데와 벤티 사이즈 음료 가격만 인상을 진행했으나 지속적인 환율 및 원가 상승 여파로 당시 동결했던 톨사이즈 음료 22종 인상 등 일부 품목 가격 조정을 진항하게 됐다”면서 “향후 스타벅스만의 차별화된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할리스도 지난 24일부터 일부 주요 품목 메뉴 가격을 200~300월가량 올렸다. 할리스는 지난달 딸기 라테 등 시즌 메뉴 가격을 200~500원 인상한 바 있다. 할리스 역시 치솟는 원두값과 원유, 코코아 등 주요 원재료 값 인상에 따른 결정이라고 밝혔다.

이디야커피와 메가MGC커피, 빽다방, 컴포즈커피 등은 현재 가격 인상 계획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다만 원두값 상승, 환율 인상에 따른 부담으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디야커피는 이달 초 공급관리 기능을 고도화하고자 기존 개별 운영되던 구매팀과 물류팀을 합쳐 SCM팀을 신설했다. 조규동 유통사업·SCM본부장을 대표로 선임해 원가관리 등 효율화 작업에 힘을 실었다. 메가MGC커피는 커피 가격을 동결하는 대신 시즌 제품, 신제품 출시 과정에서 가맹점 마진이 나올 수 있도록 손익구조를 손보고 있다.

빽다방은 S&OP(Sales and Operation Plan)와 다양한 구매방식으로 공급품의 가격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컴포즈 커피는 자체 로스팅 공장을 통해 전국 가맹점에 직배송해 유통비를 절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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