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 방문 잦은 상권 일부 매장에 키오스크 도입
스타벅스 회원들 혜택 강화 일환···“다양한 혜택 위해 노력”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스타벅스가 수년간 고집해온 경영 철학을 깨고 있다. 그간 소비자들과 소통을 강조해왔던 스타벅스는 무인 주문기(키오스크)를 도입한다. 스타벅스 충성 고객을 위한 리워드 재단장, 영업 시간 확대 등 혜택도 예고했다. 커피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스타벅스 전략에 이목이 쏠린다.

27일 스타벅스에 따르면 회사는 한국과 일본에서 키오스크를 도입한다. 고객과 직접 소통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스타벅스가 키오스크를 활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CK컴퍼니(스타벅스) 최근 실적 추이. / 표=김은실 디자이너
SCK컴퍼니(스타벅스) 최근 실적 추이. / 표=김은실 디자이너

◇고객과 소통하는 방식 바꾼 스타벅스

스타벅스는 이번주부터 순차적으로 소수 매장에 키오스크를 설치한다. 서울과 제주도 등 관광 상권과 오피스 상권에서 10개 안팎의 매장에 시범적으로 키오스크를 도입할 예정이다. 서울은 명동에 우선 키오스크를 선보일 예정이다.

앞서 스타벅스는 2014년 사이렌오더를 세계 최초 시작하며 디지털 전환에 나섰다. 사이렌오더는 줄을 서지 않고 스타벅스 모바일 앱을 통해 주문하는 서비스다. 이후 2023년 하반기엔 150개가량 매장에 진동벨을 도입했다.

스타벅스는 내달 17일부터 멤버십 회원 제도 ‘스타벅스 리워드’를 14년 만에 개편한다. 스타벅스 리워드는 가장 낮은 등급부터 웰컴, 그린, 골드 등급으로 구성된다. 웰컴 등급 회원이 별 5개를 모으면 그린 등급으로, 그린 등급 회원이 별 25개를 추가 모으면 골드 등급으로 승격된다. 기존엔 별을 일정 개수 이상 모을 때마다 쿠폰이 자동 발행됐다면 앞으로는 회원이 보유한 별을 원하는 쿠폰으로 교환할 수 있게 변경된다.

또 기존 골드 회원을 대상으로 적용되던 무료 음료 쿠폰 혜택은 그린 등급까지 확대된다. 개편된 리워드에서 그린 회원은 별 8개로 카페 아메리카노, 카페 라테, 오늘의 커피, 아이스 커피 등 무료 음료 쿠폰을 교환할 수 있게 된다. 골드 회원은 이에 더해 별 12개로 톨 사이즈 제조 음료 쿠폰을 받는다.

여기에 스타벅스는 그린, 골드 회원을 대상으로 제조 음료를 사이즈업 할 수 있는 쿠폰을 신설한다. 사이즈업에 필요한 별 개수는 다음 달 중 공개된다. 골드 회원 대상으론 푸드 할인 쿠폰, MD 할인 쿠폰도 새롭게 발행된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키오스크는 외국인 관광객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보조적 수단으로 이용될 것이며 수소 매장에 제한적으로 설치되는 만큼 외국인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도울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고객과의 정서적 교감을 가장 중요시 여기고 있단 점에서 이번 키오스크 도입으로 고객의 닉네임을 부르는 콜링 원칙에도 변함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타벅스 리워드 재단장은 맞춤형 고객 혜택 강화, 수혜 대상 확대를 위해 기획된 것”이라며 “골드 회원에게 더 많은 혜택을 드림과 동시에 이전에 혜택 대상에서 제외되었던 그린 등급도 혜택 대상으로 포함시키면서 더 많은 고객이 다양한 혜택을 니즈에 맞춰 선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밝혔다.

◇‘60% 할인’ 원모어커피, 저가 커피 의식?

스타벅스가 최근 대대적 개편을 예고한 가운데 야간 연장 영업에도 나선다. 저가 커피 브랜드 공세로 커피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자 스타벅스도 자구안을 펼치는 모습이다.

기존 스타벅스 운영 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10~11시였다. 그러나 코로나19를 계기로 단축 영업이 이뤄져 매장별 폐점 시간은 오후 7~8시 또는 오후 10시로 제각각이다. 다만 스타벅스는 이달 중순까지 순차적으로 전체 2000여개 매장의 80%의 운영 시간을 밤 10시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스타벅스 모바일 앱 원 모어 커피 내용. / 사진=스타벅스 앱 캡처
스타벅스 모바일 앱 원 모어 커피 내용. / 사진=스타벅스 앱 캡처

여기에 스타벅스는 ‘원 모어 커피’를 시행 중이다. 같은 날 커피를 재구매하는 경우 커피 메뉴를 60% 할인해준다. 기자가 이날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4500원)을 구매한 후 오늘의커피를 원 모어 커피로 재주문하자 1800원에 구매 가능했다. 개인 컵을 이용하면 400원 추가 할인받을 수 있다. 이 경우 저가 커피 브랜드 메가MGC커피의 아메리카노(2000원), 이디야커피 아메리카노(3200원) 대비 저렴하다.

일각에선 스타벅스가 치열해진 커피 시장에 대응하고자 대응책을 마련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스타벅스가 수익성 좇기에 급급해 내놓은 자구안이란 것이다.

SCK컴퍼니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스타벅스의 매출은 해마다 늘어 지난해 3조원을 돌파해 3조100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익 역시 꾸준히 증가해 1908억원으로 집계됐다. 올 1분기에도 스타벅스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7% 오른 7619억원, 영업익은 24억원 증가한 351억원으로 기록됐다.

다만 한 자릿수 영업이익률은 스타벅스가 풀어가야할 과제다. 스타벅스는 지난 2021년만해도 영업이익률이 8.7%로 10%에 육박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6.1%로 2022~2023년 대비 소폭 증가했지만 여전히 한 자릿수에 머물러 있다.

반면 저가 커피 브랜드들은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메가MGC커피는 지난해 매출이 약 35% 증가한 4960억원, 영업익은 55% 증가한 1076억원으로 기록했다. 지난해 투썸플레이스 매출이 5201억원, 영업익 327억원이었다. 메가MGC커피와 투썸플레이스의 매출 격차는 500억원에 불과했고, 영업익은 되려 투썸플레이스를 앞섰다. 컴포즈커피는 지난해 매출 897억원, 영업익 4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0.9%, 영업익은 9% 늘어난 규모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원 모어 커피는 고객에게 맞춤형 혜택을 드리기 위해 기획된 프로모션”이라며 “이용 고객 혜택 강화 일환”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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